05월 18일(일)

린가드, K리그 잔디 저격… 서울월드컵경기장 민낯 드러냈다

린가드 인스타그램 스토리
(사진출처-린가드 인스타그램 스토리)

FC서울에서 뛰고 있는 전 잉글랜드 대표팀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가 K리그1 경기장 잔디 상태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팔로워 918만 명을 보유한 글로벌 스타 린가드가 자신의 SNS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K리그는 국제적 망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린가드는 지난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깊게 패인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위에서 드리블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여기에 ‘분노’와 ‘골프’ 이모티콘을 추가하며, 더 이상의 설명 없이 잔디 상태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가 직접 경기장 환경 문제를 지적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그 파장은 국내를 넘어 해외 축구 팬들까지 확산됐다.

문제가 된 경기는 지난 3일 열린 K리그1 2025 3라운드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맞대결이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사실상 ‘빙판 잔디’ 상태로 경기를 치렀다. 잔디 뿌리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해 선수들이 방향을 틀거나 슈팅할 때마다 잔디가 들썩이며 크게 파였다.

경기 초반부터 선수들이 잔디에 미끄러지는 장면이 반복됐고,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특히 린가드는 경기 도중 심하게 파인 잔디를 걷어차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패스를 한 뒤에도 한참 동안 잔디를 바라보며 고개를 흔들었고, 전반 28분에는 잔디에 발목이 걸려 접질리는 장면도 연출 됐다.

상대 선수와의 충돌이 아닌 순수하게 잔디 상태 때문에 부상을 당할 뻔한 것이다.

린가드는 평소 미디어와의 소통을 즐기는 선수로 유명하지만, 이날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력 외적인 문제로 깊은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린가드는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잉글랜드 대표 출신으로, 전세계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의 SNS 팔로워 수는 918만 명에 달하며, 이번 잔디 저격 게시물 역시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과 K리그의 잔디 문제는 순식간에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에도 비난이 쏟아졌다.

서울시설공단 홈페이지 ‘시민의 소리’ 게시판에는 서울-김천전 이후 잔디 개선을 요구하는 항의 글이 약 200건이나 등록됐다.

시민들은 “세계적인 선수가 뛰는 경기장에서 이런 잔디라니 부끄럽다”, “린가드가 발목 부상이라도 당했으면 국제적 망신은 물론이고 FC서울과 K리그에도 큰 타격이었을 것”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K리그는 매년 시즌 초반 잔디 문제로 몸살을 앓는다. 특히 추운 날씨와 맞물려 관리가 어려운 겨울철 잔디 상태는 지속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히 국내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세계적 스타 린가드의 SNS를 통해 K리그 잔디 상태는 글로벌 이슈로 확대됐다.

서울시설공단은 “날씨가 추운 시기라 잔디 생육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보다 적극적인 보완 대책을 마련해 향후 경기장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축구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매년 같은 변명만 반복한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국가대표 경기까지 치르는 곳인데, 이런 관리 상태는 납득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리그 사무국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구단 및 경기장 관리 주체들과 긴급 점검 회의를 열기로 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뿐만 아니라 K리그 전 구장에 대한 잔디 상태 점검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추운 날씨에도 견딜 수 있는 잔디 품종 교체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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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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