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 발롱도르 불참, 구단 결정이었다는 진실 드러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지난해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직접 밝혔다.
레알 마드리드가 의도적으로 시상식을 보이콧한 것이며, 본인은 구단의 요청에 따라 조용히 남아있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발롱도르 수상을 둘러싼 논란은 다시금 뜨거워지고 있다.
비니시우스는 최근 UEFA 챔피언스리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롱도르 불참 배경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구단이 시키는 대로 했다. 구단에서 남아달라고 요청해서 참석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스스로 거부한 것이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가 조직적으로 시상식을 외면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2024 발롱도르 시상식은 유례없는 논란을 남겼다. 발롱도르의 주인공은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로드리였다.
스페인 출신으로는 무려 64년 만의 수상자였고, 맨시티 구단 역사상 첫 발롱도르 위너로 기록됐다.
1996년생인 로드리는 1990년대생 최초의 수상자라는 의미도 더했다. 하지만 수상 직전까지 비니시우스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기에, 로드리의 수상 결과는 예상을 뒤엎은 이변이었다.
비니시우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2관왕을 이끌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리그에서 15골 6도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6골 5도움으로 빅이어를 들어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활약은 발롱도르 수상의 충분한 자격을 증명하는 무대였지만, 막판 표 분산과 구단 차원의 시상식 불참이 논란을 키웠다.
레알 마드리드 측은 시상식 이후 발롱도르와 UEFA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비니시우스가 수상하지 못할 경우 다니 카르바할이라도 받아야 한다며,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철저히 홀대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 과정에서 주드 벨링엄까지 후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내부 표 분산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비니시우스가 손해를 봤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구단 차원에서 시상식 보이콧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비니시우스 본인도 SNS를 통해 “필요하다면 10배 더 뛰겠다. 그들은 준비되지 않았다”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며, 결과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여기에 브라질 정치권과 언론까지 가세해 로드리의 수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브라질 현지에서는 “비니시우스의 수상 불발은 인종차별에 맞선 그의 행동에 대한 보복성 결정”이라는 강도 높은 주장도 나왔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풋볼 측도 해명에 나섰다. 총책임자 뱅상 가르시아는 “비니시우스의 표가 분산된 건 사실이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상위권에 다수 포함되며 표가 갈렸고, 이 과정에서 비니시우스가 손해를 봤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레알 마드리드나 맨시티 그 누구도 수상자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시상식 보이콧에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레알 마드리드의 부재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패배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발롱도르 논란은 수상자 선정 과정의 투명성 문제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의 대응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소속 선수들의 수상 불발에 항의하는 과정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비니시우스의 불참이 구단의 결정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비니시우스 개인의 불만 표출과는 결이 다른, 구단 차원의 조직적 보이콧이었다는 점에서 국제 축구계의 반응도 곱지 않다.
비니시우스는 앞으로도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다만 이번 발롱도르 논란은 그에게 씻을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구단 차원의 정치적 결정에 따라 시상식에 참석조차 못 했다는 사실은 그가 앞으로도 오래 기억할 씁쓸한 순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레알 마드리드와 발롱도르 주최 측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실력으로 이 모든 논란을 잠재울 다음 기회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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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