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월 16일(일)

일양약품, 약사 반발에 다이소 건기식 철수 결정

다이소 로고
(사진출처-나무위키)

일양약품이 약사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 전격 철수했다.

다이소 입점을 발표한 지 불과 나흘 만에 내린 결정으로, 약사들과 제약사 간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최근 다이소에 공급하기로 했던 건강기능식품 9종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4일 다이소에 출시한 제품은 비타민C츄어블정, 쏘팔메토아연, 팝핑비타민C, W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D 2000IU 등을 포함한 9종이다.

일양약품은 철수 배경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사들의 거센 반발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앞서 일양약품과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등이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약사사회는 강력히 반발했다.

약사들은 제약사가 편의점이나 다이소 같은 유통 채널로 진출하는 것은 약국의 존재 이유를 약화시키는 행위라며, 해당 제약사의 일반의약품까지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약사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양약품 제품은 더 이상 취급하지 않겠다”, “재고 소진 후 절대 추가 주문 안 한다”는 글이 쏟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건기식은 일반의약품과 달리 판매 채널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 편인데, 약사들이 유통망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지나친 측면이 있다”며, “결국 제약사들이 약사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다이소 건기식 공급에 함께 나섰던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은 아직 철수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로선 공식 입장을 내놓을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종근당건강도 “내부적으로 상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강기능식품 유통채널 다변화는 이미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해외에서는 슈퍼마켓, 편의점, 온라인몰 등 다양한 채널에서 건기식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전통적인 약국 중심 유통에서 벗어나 보다 소비자 친화적인 채널로 확대되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사들은 “건강기능식품도 결국 건강과 직결된 만큼 전문가인 약사의 상담을 통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제약사의 유통망 확장 움직임에 대해 경계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일양약품의 발 빠른 철수 결정이 다른 제약사의 선택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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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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