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흑비둘기, 울산 해안서 포착

울산 동구 해안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이자 천연기념물인 흑비둘기 가 발견됐다.
울산시는 23일, 흑비둘기 1마리가 동구 해안가 곰솔가지에서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번 관찰은 지난 4월 10일 울산 제일고등학교 1학년 이승현 학생이 해안가를 탐조하던 중 흑비둘기를 최초 발견하면서 이루어졌다.
이후 짹짹휴게소 홍승민 대표가 사진 촬영에 나섰으며, 4월 12일까지 총 3일간 관찰이 이어졌다.
흑비둘기의 울산 도래는 매년 기록돼 왔지만, 사진으로 관찰 기록이 남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야생동물구조센터가 2012년 울주군 서생 해안가, 2014년 북구 해안에서 사고로 구조한 이력이 있지만, 이번처럼 자연 관찰을 통해 사진으로 기록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흑비둘기는 국내에 서식하는 비둘기 중 체구가 가장 크고, 납막이 작아 부리와 머리가 늘씬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전신이 검은색을 띠지만 보라색과 녹색 광택이 나며, 흰색 알을 1개만 낳는 독특한 번식 습성을 가진다.
한국과 일본의 도서지역과 해안 동백나무, 후박나무 숲을 주요 서식지로 하며, 1936년 울릉도에서 암컷 1마리가 학계에 처음 소개됐다.
1968년에는 울릉도 남면 사동 지역이 흑비둘기 번식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환경부는 2012년 흑비둘기를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도 흑비둘기를 적색목록 준위협종(NT)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번 흑비둘기 발견과 촬영에 참여한 홍승민 대표는 ” 번식기 일본으로 이동하면서 관찰됐을 가능성이 높으며, 울산에서 월동이나 번식 사례는 없다”라며 “북구 신명 해안부터 동구 주전과 북구 신명, 울주군 서생 해안까지 매년 10여 마리 이상은 통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 해안의 상록수 숲으로 많은 새들이 잠시 머물거나 번식을 위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라며 “서식지 보호 및 서식 현황을 알려 시민들과 함께 관찰하고 보호하는 일들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월에는 울산대공원에서 내륙으로 이동한 녹색비둘기 2마리가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이 관찰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