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월 17일(토)

AI 수면분석, 코골이 있어도 정확

코골이
공동 수면 중 스마트폰을 활용해 수면 단계를 분석하는 모습. (사진 출처-에이슬립 제공)

한 침대에서 함께 자는 사람의 코골이 나 뒤척임에도 개별적인 수면 분석이 가능한 인공지능(AI) 수면 측정 기술이 등장했다.

슬립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은 분당서울대병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숨소리만으로 수면 단계를 분석할 수 있는 AI 모델의 성능을 입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성인 44쌍이 한 침대에서 취침하면서 각자의 베개 옆에 스마트폰을 놓고 숨소리를 녹음하고, 동시에 병원의 수면다원검사를 함께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녹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수면분석 결과를 병원 수면다원검사 결과와 비교해 예측 정확도를 평가했다.

AI 수면 분석 모델은 ‘깨어있음’, ‘렘수면’, ‘얕은 수면’, ‘깊은 수면’의 4단계 분석에서 매크로 F1 점수 0.63을 기록했다.

수면다원검사의 점수는 0.82, 웨어러블 수면기기는 0.49로, 에이슬립의 AI 모델은 웨어러블보다 29%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수면’과 ‘깨어있음’의 2단계만 구분했을 경우, AI 모델의 점수는 0.77로 병원 검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기존 기술은 단독 수면 환경을 전제로 하기에 2인 이상이 자는 경우 타인의 코골이 나 움직임으로 분석 정확도가 낮아지는 한계가 있었지만, 에이슬립의 AI 모델은 더 가까이에 누운 사람의 숨소리를 자동 식별해 개별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왼쪽)와 김정훈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사진 출처-에이슬립 제공)

에이슬립 이동헌 대표는 “이번 연구는 그간 비접촉식 수면 측정의 가장 한계였던 다인 수면 환경에서의 정확도를, 수면다원검사와의 공식적인 비교 연구를 통해 명확히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현실적 주거 환경을 그대로 반영한 이번 연구를 통해 스마트폰만으로도 수면다원검사에 필적하는 정밀 분석이 가능함을 보여줬다”며 “웨어러블 기기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수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수면 전문 국제 학술지 ‘수면 의료(Sleep Medicine)’에 게재됐고, 유럽수면학회에서 우수 초록으로 선정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정훈 이비인후과 교수는 “공동 수면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임상적으로 증명한 첫 사례”라며 “향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 관련 질환을 다인 환경에서 진단·모니터링하는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슬립은 스마트폰 기반 수면 단계·호흡 이상 분석 기술을 개발한 슬립테크 기업으로, 식약처 2등급 진단보조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앱노트랙’ 앱과 소비자용 앱 ‘슬립루틴’을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 삼성생명, 경동나비엔 등 20여 개 기업과 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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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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