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대가 인하에도 알뜰폰 주춤

알뜰폰(MVNO) 사업자들의 통신망 도매대가 인하 효과가 반영된 첫 달 번호이동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망 대가 인하에도 불구하고 요금제 출시가 지연되면서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3월 알뜰폰 순증 가입자 수는 3만207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3%, 전월 대비 24.3%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이동통신 3사(MNO)에서 알뜰폰으로 유입된 회선은 8만9503건이었지만, 반대로 알뜰폰에서 MNO로 빠져나간 회선은 5만7426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유입은 7.5% 감소했고 유출은 11.7% 늘었다.
알뜰폰 사업자 간 번호이동은 16만6629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 증가에 그쳤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월 21일 발표한 도매제공의무서비스 고시에 따라 SK텔레콤이 알뜰폰에 제공하는 데이터 단가를 1MB당 0.82원으로 36.4% 인하한 이후의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월 1만 원대에 20GB 수준의 5G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상은 스마텔과 이야기모바일 등 일부 독립계 사업자만 관련 요금제를 선보였다.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는 도매대가 인하 효과를 실제 요금에 반영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SK텔레콤과의 협상 절차, 출혈경쟁 우려, 모회사 눈치보기 등도 주요한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MNO 3사의 마케팅 공세도 변수다. SK텔레콤은 5G 다이렉트 요금제에 네이버페이 2만 원권을 6개월간 제공하는 판촉을 펼치는 등 온라인 중심의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공격적 마케팅이 알뜰폰의 유입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LTE 이용자 비중이 90%를 넘는 알뜰폰 시장의 5G 전환 수요는 여전히 유효하다.
과기정통부는 이르면 상반기 중 KT와 LG유플러스까지 도매대가를 인하하면 본격적인 5G 저가 요금제 출시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3월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번호이동은 52만593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0.2% 증가, 전월보다는 8.6% 감소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올 7월로 다가온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폐지가 변수, MNO간 가입자 유치경쟁이 얼마나 활성화할지에 따라 알뜰폰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