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초등학교 주변 ‘유괴 미수 의심’ 잇단 신고…“음료수 사줄게” 접근 시도

서울 강남구 초등학교 인근에서 초등학생을 상대로 한 유괴 미수 의심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며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역삼동과 개포동 일대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상대로 수상한 접근이 발생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6시 2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A초등학교 인근에서 한 남성 2명이 초등학교 2학년 학생에게 다가와 “음료수를 사주겠다”며 접근했다.
다행히 학생이 이를 거절하자 해당 남성들은 곧 자리를 떴다고 전해졌다.
학교 측은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통해 관련 사실을 알리며 자녀의 안전을 위한 지속적인 지도를 당부했다.
A초등학교는 해당 사건 이후 유괴 예방 교육을 학급별로 실시하고, 강남구청 및 경찰에 CCTV 자료 확보와 순찰 강화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아직 신체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가 아동에게 접근한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경찰은 수상한 남성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 CCTV 영상을 분석 중이다.
이어 지난 16일에도 비슷한 사건이 개포동에서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 30분경 B초등학교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한 고령의 남성이 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에게 접근해 가방 끈을 잡아당기며 “내 거야, 내 거야”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놀란 학생은 즉시 달아나 피해를 피했으며, 이를 목격한 시민과 학부모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B초등학교 측은 즉각 해당 내용을 학부모들에게 공유하고, 방범용 CCTV 설치와 경찰 순찰 강화를 요청했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서도 CCTV 영상을 확보해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두 사건 모두 실제 유괴 시도였는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공통적으로 아동을 대상으로 의심스러운 접근이 있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들은 2023년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발생한 일명 ‘강남 마약 음료 사건’을 떠올리게 하며 학부모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당시 한 남성이 마약이 섞인 음료를 집중력 강화 음료로 속여 학생에게 건넨 뒤, 부모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 사건은 큰 충격을 안겼고, 주범은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23년형을 확정받았다.
이처럼 서울 강남 일대에서 연이어 발생한 유사한 사례들은 단순한 장난이나 오해로 치부하기에는 위험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어, 경찰의 조속한 진상 규명과 예방 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강남구 일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교육 중심지이자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아동 보호를 위한 철저한 감시 체계 구축이 더욱 요구된다.
경찰은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두 사건의 연관성 여부도 검토 중이다. 시민 제보를 독려하며, 유사 사례가 있을 경우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관계자는 “이번 사건들은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이 명확히 포착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에게 접근한 정황만으로도 우려할 수준”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와 시민 사회는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더욱 철저한 대비와 감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와 강남구, 교육청, 경찰 등이 협력해 아동 대상 범죄 예방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