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인니 배터리 공장 방문…”5년 뒤 살아남을 전략 짜자”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일시적 위기 상황 속에서 인도네시아를 직접 찾아 배터리셀 생산 현장을 점검하며 LG만의 경쟁력 확보와 장기 전략 수립을 강조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의 합작사인 ‘HLI그린파워’가 본격 양산에 돌입한 가운데, 그룹 차원의 위기 돌파 의지를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 행보로 해석된다.
LG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이달 초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위치한 HLI그린파워 공장을 방문해 전극공정과 조립공정, 활성화 공정을 포함한 배터리셀 생산라인을 직접 점검했다.
HLI그린파워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전기차 약 15만 대에 공급 가능한 양이다.
2024년 4월 양산을 시작해 4개월 만에 수율 96%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며 주목을 받고 있다.
구 회장은 현장 시찰 후 “남들과는 다른 LG만의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운영 역량을 거듭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공장에서 만든 배터리셀에는 “미래 모빌리티의 심장이 되길 기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직접 남기며, 배터리 산업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 같은 행보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구 회장은 “배터리 산업을 미래 국가 핵심 산업이자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히며, 사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미국 테네시주의 얼티엄셀즈 2공장을 찾아 배터리셀 조립라인을 직접 둘러보고 현장 인력을 격려한 바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철저하게 포스트 캐즘을 준비하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은 단순한 현장 점검을 넘어 위기 이후를 대비한 전략적 메시지 발신이라는 분석이다.
구 회장은 이번 일정에서 LG전자 찌비뚱 생산 및 R&D 법인, 현지 유통 매장도 찾았다.
특히 TV 무인 생산라인을 직접 점검하고, 중국 제조사들과의 경쟁 양상, 동남아 시장 트렌드에 대해 경영진과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재 경쟁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년 뒤에는 어떤 준비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전략 마련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LG는 1990년 LG전자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시작으로 LG이노텍, LG CNS, LG에너지솔루션 등 총 10개 법인을 운영 중이며, 인도네시아를 핵심 생산기지로 삼고 미래 성장 거점을 강화하고 있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