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대출 2682조원…가계대출이 절반 육박

국내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 기준 2682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 비중은 약 절반 수준에 달하며,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은 총 2681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조1000억원(4.8%) 증가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105.2%로 집계됐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부동산 관련 대출, 보증, 금융투자상품을 포함한 개념으로, 부동산 부문 충격이 금융 시스템과 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측정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관련 보증은 1064조1000억원, 금융투자상품은 375조9000억원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가계가 보유한 부동산 대출은 1309조5000억원으로 전체 부동산 대출의 48.8%를 차지했다.
이는 1년 전보다 3.6% 증가한 수치다. 한국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등의 시장 여건 악화로 비주택 담보대출은 감소세를 이어갔으나,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가계 부동산 대출 비중은 지난 2020년 말 17.0%에서 지난해 말에는 23.7%로 상승해, 정부 주도 대출 확대가 꾸준히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일반기업의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694조2000억원으로 1년 새 11.3% 증가했고, 부동산·건설업종 기업 대출은 623조3000억원으로 1.8% 증가했다.
건설업의 경우 금융기관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로 오히려 대출 잔액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구조조정 영향으로 187조3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11.8%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증가세가 둔화하는 추세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부동산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일부 부문에서는 잠재 리스크 누적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 여건 완화가 부동산 등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자산매입을 위한 대출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부동산 부문으로의 금융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동산금융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경기 부진 시 금융 불안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고, 생산성이 낮은 부문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