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버 시장 지난해 5조 돌파…GPU 수요 급증

지난해 국내 서버 시장이 GPU 수요 증가와 생성형 AI 확산에 힘입어 전례 없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국IDC가 최근 발표한 ‘국내 서버 컴핏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서버 시장은 전년 대비 72.7% 성장해 총 5조1425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이번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은 GPU 서버로, 높은 평균판매단가(ASP)를 기록한 8 GPU 서버의 판매가 시장 전체를 견인했다.
이에 따라 GPU 서버 비중은 2023년 26.2%에서 2024년에는 45%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GPU 서버도 전년 대비 29.6% 성장하며 전체 서버 시장의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한국IDC는 이 같은 추세가 생성형 AI 도입 확산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기존 CPU 기반 인프라에서 벗어나 병렬 연산에 강한 GPU 기반 인프라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국내외 기업들의 AI 연산 및 데이터 처리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GPU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CUDA와 AI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 생태계까지 독점적으로 구축하면서 사실상 시장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서버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x86 서버의 지속적인 성장이다.
지난해 국내 x86 서버 시장은 4조7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75.6% 성장하며 전체 서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x86 서버는 가상화, 클라우드 전환 등에 적합한 범용성과 경제성으로 엔터프라이즈 인프라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non-x86 서버 시장도 성장세를 보였다. ARM 기반 서버의 도입 확대에 따라 지난해 421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45.7% 성장했다.
다만 금융권 계정계, 공공 및 국방 시스템 등 일부 민감한 산업에서는 여전히 유닉스 기반의 non-x86 서버가 핵심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으며, 기술적 리스크와 마이그레이션 문제로 인해 단기간 내 전환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IDC 김민철 수석연구원은 “최근 많은 기업의 IT 예산이 AI 및 생성형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GPU 도입에 집중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AI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기존 IT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투자”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노후화된 장비의 교체, 운영 중인 시스템에 대한 기술 지원 및 안정성 확보는 전체 IT 환경의 신뢰성과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AI 도입이 미래 경쟁력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면 기존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현재 업무의 안정적 수행을 위한 기반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연구원은 “따라서 AI 중심의 예산 편성과 더불어 기존 장비에 대한 점검과 교체, 유지보수에도 균형 잡힌 투자가 병행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