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금값이 연일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 시장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금값도 동반 상승하며 최고가를 다시 기록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77%(22.1달러) 상승한 온스당 2,857.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온스당 2,872.0달러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전 최고치는 지난달 31일 기록한 장중 2,862.90달러와 30일 종가 기준 2,845.20달러였다. 금값이 연일 상승하면서 시장에서는 온스당 2,900달러 돌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물 금 가격도 상승 흐름을 보이며, 동부 표준시 기준 오후 1시 45분(그리니치 표준시 18시 45분) 기준 0.8% 오른 온스당 2,818.99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최고가는 2,830.49달러로,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이다.
금값 상승의 주요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정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발표했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됐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이며,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공식 이의를 제기하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으로서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금값도 연일 상승하며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4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순금 1돈(24K, 3.75g)의 소비자 구매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53% 상승한 56만 3,000원(VAT 포함)으로, 2005년 한국금거래소 개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날 장중 한때 56만 3,000원을 기록한 뒤 56만 원에 마감했으나, 이날 다시 상승세로 전환되며 최고가를 회복했다.
한국거래소(KRX)에서도 금 가격은 최고가를 다시 경신하며 g당 14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KRX 금 가격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16% 오른 g당 13만 9,650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KRX 금시장 개장 이후 최고 수준으로, 지난달 24일부터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역시 금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2원 내린 1,459.0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트럼프발 관세 정책의 여파로 여전히 1,500원대 돌파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기준 금값도 덩달아 오르는 경향이 있어, 국내 금값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금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역 전쟁 장기화와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금값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TD증권의 상품 전략 책임자인 바트 멜렉은 “시장이 무역 전쟁의 영향을 완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만약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금값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금 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시세 변동에 휘둘리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분산 투자 전략을 활용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 변동을 주시할 것을 권장했다.
국내 금값 및 거래 정보는 한국금거래소와 한국거래소(KRX)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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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