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월 18일(금)

금, 글로벌 무역전쟁 속 ‘트럼프 트레이드’로 부상

금값
(사진출처-픽사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전 세계 무역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면서 금이 가장 주목받는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역 전쟁 우려와 글로벌 성장 둔화 가능성이 금 수요를 자극하면서 올해 들어 금값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면적인 관세 부과로 인해 금이 ‘트럼프 트레이드’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값은 올해 매주 상승했으며, 지난주에는 트로이온스(31.1g)당 2,942.70달러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다소 조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금값은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보다 약 7% 상승한 상태다.

반면, 뉴욕증시 S&P500 지수는 같은 기간 2% 미만의 상승을 기록했고, 달러 강세나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비트코인 투자 등 다른 주요 자산들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달러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2.4% 하락했으며,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4.8%에서 4.48%로 하락했다.

반면, 금은 꾸준히 상승하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HSBC의 귀금속 애널리스트 제임스 스틸은 “무역이 위축될 때 금 가격은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며, 과거 코로나 팬데믹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관세가 늘어나면서 세계 무역이 위축될 경우, 이는 금값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런던의 금 보유량이 급감한 반면, 뉴욕의 금 보유량은 크게 증가했다. 트레이더들과 은행들이 금 실물 거래의 중심지인 런던에서 미국으로 금을 대량 옮기면서 뉴욕 금고의 보유량은 대선 이후 116% 증가했다.

영란은행(BOE)의 금고에서는 금 인출 대기 줄이 몇 주씩 이어질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인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수출 중심 국가들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를 추진 중이며,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 같은 조치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되며, 일반적으로 이러한 환경에서는 금 가격이 더욱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금 정제 업체 MKS팸프의 애널리스트 니키 실스는 “금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관세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금값이 오르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로열런던자산운용의 멀티자산 부문 책임자 트레버 그리샴은 “금은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달러 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점진적인 방식으로 관세 정책을 추진하면서 오히려 유럽 등의 수출 중심 지역 통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전쟁의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국채 매입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금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으며,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금값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조정이 있더라도 금의 강세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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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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