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FC서울 떠난다…포항행 임박 속 구단 “의미 있는 마무리 위한 결정” 공식 발표

대한민국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미드필더 기성용 이 FC서울과의 오랜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다.
25일 FC서울은 구단 공식 SNS를 통해 기성용의 이적 사실을 알리며, “FC서울의 영원한 레전드 기성용 선수가 팬분들께 잠시 이별을 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이별은 예고 없이 다가왔다. 지난 2020년, 유럽 무대를 평정하고 ‘친정팀’ FC서울에 복귀했던 기성용은 팬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셀틱, 스완지 시티, 선덜랜드 등 유럽 정상급 리그에서 쌓은 커리어를 바탕으로 K리그에 복귀한 그는 단숨에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중원에서의 안정적인 볼 배급과 넓은 시야, 강한 리더십을 앞세워 매 시즌 꾸준히 주전 자리를 지켜냈고, 주장 완장을 차며 구단 역사에 새로운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 4월 대전하나시티즌과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뒤, 그는 더 이상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복귀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팬들의 우려가 커졌고, 그런 가운데 불쑥 들려온 이적설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유력 행선지로 거론된 포항 스틸러스는 오랜 서울 팬들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라이벌 팀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팬들은 서울 구단 훈련장에 근조 화한을 보내며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서울 구단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결정을 “기성용 선수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며, “올 시즌 선수단 운영 계획상 기회가 없음을 확인한 기성용 선수가 남은 선수 인생에서 의미 있는 마무리를 위해 뛸 수 있는 팀을 찾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를 구단이 수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구단은 “마음속에 큰 상처를 받은 팬들에 대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기성용의 이탈은 단순한 주전 선수의 이적을 넘어, 한 시대를 대표했던 프랜차이즈 스타와의 작별이라는 점에서 더 큰 아쉬움을 남긴다.
그가 K리그 무대에서 보여준 안정감과 존재감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청소년 시절부터 서울 유니폼을 입고 성장한 그는 서울 팬들에게 ‘상징 그 자체’였다.
포항 스틸러스행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다수의 보도와 구단 내 분위기를 종합할 때 확정적인 분위기다.
포항은 기성용의 경험과 경기 조율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중원에서의 리더십 보강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기성용은 국내외를 통틀어 5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아시아 축구 역사상 가장 안정적인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대한민국 대표팀에서도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2015 아시안컵 준우승, 3회 연속 월드컵 출전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국가대표 미드필더의 모범이 되었다.
서울 구단은 “기성용 선수와의 약속이 끝까지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향후 기성용과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번 이적은 FC서울은 물론, K리그 전체적으로도 상징적 사건이다.
팬들의 감정과 구단 운영 사이의 균형, 그리고 레전드의 마지막 무대 선택이라는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 있는 만큼, 향후 기성용의 행보는 계속해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