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75% 동결…한은, 불확실성 대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 를 현 수준인 연 2.75%로 동결 했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금리를 더 내리기엔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국내 경기 둔화가 심화되고 있어 오는 5월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부상할 전망이다.
17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 를 세 차례 인하한 이후 처음으로 동결 을 결정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그리고 올해 2월까지 총 0.75%포인트를 낮춘 바 있다.
기준금리를 유지한 배경에는 대외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제외한 여러 국가에 90일간 관세 유예를 선언하면서, 관세 정책의 실제 파급력을 예단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과 외환시장 급등락도 한은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1487.3원까지 급등한 이후 1420원 안팎에서 등락 중이다. 최근 한 달 간 환율 변동 폭은 무려 60원에 이른다.
이처럼 외환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추가 금리 인하는 외국인 자금 이탈과 환율 압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부동산 시장 역시 변수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정책을 다시 추진하면서, 부동산 가격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해당 정책의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고, 금리 정책에 신중을 기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국내 경기 둔화와 성장률 하향 조정 등은 금리 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해외 투자은행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 이하로 낮춰 잡았으며, 내수 부진과 대외 수요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올 들어 계속 2%대를 유지하고 있어 물가 안정 측면에서도 통화정책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환율과 이상기후, 산불 등 복합적인 외부 요인이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요인을 감안할 때 오는 5월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하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 동결 기조와 환율 안정이 가시화될 경우, 한은이 국내 경기 대응 차원에서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현재 4.5%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는 상단 기준 1.75%포인트로 유지되고 있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