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드레스에 담긴 20년 연기 여정 “이건 제 경력이고 책임이에요”

배우 김남주 가 2005년 웨딩드레스부터 시상식 드레스, 인생 캐릭터 ‘미스티’ 고혜란을 완성했던 의상까지, 인생의 굵직한 순간을 함께한 드레스들을 공개하며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김남주’에는 ‘김남주 역대 소장 드레스 모음(※웨딩드레스 포함)’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김남주는 자신이 소장 중인 특별한 드레스들을 한 벌 한 벌 꺼내며, 그 옷에 담긴 기억과 감정, 그리고 배우로서의 책임감을 진심 어린 목소리로 전했다.
먼저 눈길을 끈 건 2005년 배우 김승우와의 결혼식에서 입은 베라왕 웨딩드레스였다.
김남주는 “당시 우리나라에 베라왕이 처음 들어왔고, 제가 처음 입은 사람 중 한 명이었다”며 “딸 라희가 원하면 입힐 수 있지만, 요즘은 더 예쁜 드레스도 많으니까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공개된 사진에는 어린 라희가 엄마의 드레스를 입고 서 있는 모습도 담겨 있어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이어 2012년 KBS 연기대상에서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대상을 받을 당시 착용한 롤랑 뮤레의 블랙 드레스도 등장했다.
김남주는 “KBS에서 첫 드라마로 대상을 받은 유일한 배우라고 하더라. 영광스러웠고, 그날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살얼음을 걷듯 조심스러웠던 당시 굽이 높은 하이힐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특히 드라마 ‘미스티’로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을 받았을 때 입은 톰 포드 드레스에 대한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남겼다.
“드레스에 맞추기 위해 살을 뺐다. 배고파도 운동을 갔다. 그 고통이 있었기에 고혜란이 완성됐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몸무게가 46kg이었고, 극 초반을 위해 직접 구매한 XS 사이즈의 블라우스까지 공개하며 “초반에 투자하지 않으면 캐릭터를 살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드레스에 대한 철학도 드러냈다. “협찬받는 옷은 선택지가 제한돼 있다. 시상식이나 공식 석상에서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 배우의 의무다. 나에 대한 투자이자, 경력으로 남는 일이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편은 아무거나 입어도 멋있다고 하는데, 난 늘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더 노력하게 된다”며 웃음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김남주는 “배우도 사람이다. 나이가 들며 변화하는 모습에 괴로움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 예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드레스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한 배우가 지나온 삶의 기록이자 치열했던 순간들의 증거임을 보여주는 영상이었다.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