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월 10일(화)

‘나상현 성추행 인정’ 자필 사과…“기억 흐려도 상처 드려 죄송”

나상현.
나상현. (사진출처- 나상현 SNS)

인디 음악 신에서 학벌과 실력을 겸비한 밴드로 주목받아온 ‘나상현씨밴드’의 보컬 나상현이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을 사실상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서울대 출신 인디 뮤지션으로 탄탄한 팬덤을 형성해온 그였기에, 자필 사과문 공개 이후 음악 팬들의 충격과 실망이 잇따르고 있다.

23일 나상현은 자신의 SNS 계정에 장문의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나상현 사과문
나상현 사과문 (사진출처- 나상현 SNS 캡처)

해당 글에서 그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된 성추행 폭로와 관련해 “다른 누구보다 글 작성자 분께, 그리고 또 저의 과거 행동으로 인해 불쾌감이나 불편함을 겪으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과거 음주 후 구체적인 정황들이 잘 기억나지 않는 상황에서 작성자 분께 상처를 드리게 되었다”며 “그 당시 사과를 직접 전해드리지 못해 더욱 죄송한 마음이다. 늦게나마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나상현은 “지금이라도 개인적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다. 괜찮으시다면 메시지를 부탁드리겠다”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3~4년 전부터 언행을 지적받고 크게 반성하며 문제 개선에 힘써왔다”고 밝혔다.

논란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익명의 폭로 글에서 시작됐다.

글쓴이는 “술자리에서 옆자리가 여자면 술에 취한 척하며 허벅지를 만진다. 여자가 취했으면 손을 그대로 두고, 안 취해서 항의하면 깜짝 놀라며 ‘실수했다’고 한다”며 “특정될까봐 두루뭉술하다. 사석이라 증빙이 없다”고 나상현의 술버릇을 폭로했다.

처음에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 루머로 치부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정작 본인인 나상현이 자필 사과문을 통해 해당 내용을 인정하면서 여론은 급변했다.

나상현의 글에 따르면 피해자와의 직접 대면이나 법적 판결은 없지만, 도덕적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현재 나상현의 소속사 및 밴드 활동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사실상 폭로가 사실임을 인정한 만큼 활동 중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나상현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출신으로, 2015년 EP 앨범 ‘찌릿찌릿’을 통해 ‘나상현씨밴드’로 데뷔했다.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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