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절단했는데 민방위 소집”…박찬종 유튜버의 일침

한쪽 다리를 절단한 장애인 유튜버가 민방위 소집 통지를 받은 뒤 행정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자전거 유튜브 채널 ‘CJ PARK’을 운영하는 박찬종 씨(35)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에 “다리를 절단했는데 민방위 통지서가 날아왔다”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하며, 민방위 교육 현장에 출석한 경험과 함께 사회적 문제를 꼬집었다.

영상에서 박 씨는 의족을 착용한 채 민방위 교육장으로 향했다.

그는 “민방위 소집이 그대로 나왔다. 주차공간도 없어 걸어오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하에 위치한 교육장에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없어 계단을 이용해야 했고, 박 씨는 불편한 몸으로 계단을 내려가야 했다.

그는 교육장에 도착해 관계자에게 “다리를 절단했는데 민방위 통지서가 왔다”고 말했고, 관계자는 “장애 등급을 받았으면 주민센터에 가서 장애인 증명서를 내고 민방위 편성 제외 신청을 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이에 박 씨는 “내 다리가 증명서인데 장애인 등록할 땐 뭐 한 거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젊은 남자가 장애인 등록을 하는 경우 예비군이나 민방위 편성 제외도 같이 신청해야 한다고 안내해 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 하루”라고 덧붙였다.

박 씨는 장애인 등록 이후에도 국가에서 제공하는 각종 혜택이 자동으로 연계되지 않는 문제를 지적했다.

“출생신고만 해도 병역통지서는 자동으로 오는데, 장애등록은 수차례 별도 신청을 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서 “자동차세는 세무과, 전기요금은 한전, 도시가스는 또 따로 신청해야 한다. 모든 혜택이 분산돼 있고 통합 신청이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비장애인으로 평생을 살아오던 사람이 장애를 얻어 주민센터에서 장애인 등록을 하는 순간이 즐거울 리 없다. 용기 내서 등록했는데 나중에 현역 입대, 예비군, 민방위 통지서가 날아오면 또 한 번 마음이 흔들린다”며 “우리나라 행정이 조금만 더 섬세하게 국민의 마음을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박 씨는 2022년 9월 자전거를 타던 중 5톤 트럭과의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다.

그러나 그는 절망에 머무르지 않고 의족을 착용한 채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로 활동했으며, 2023년 11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은메달 4개를 획득하며 감동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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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