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5000원 이하 건기식 출시…약사들 “우려 커져”

다이소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약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 약국에서 판매되던 건강기능식품과 유사한 제품이 다이소에서 3000원~5000원대의 초저가로 판매되자 약사들은 이를 ‘약국 패싱’으로 간주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최근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시작하며 루테인, 오메가3, 비타민, 콜라겐, 코엔자임Q10, 밀크씨슬, 마그네슘, 망간, 칼슘, 관절 건강제품, 남성 건강보조제, 비오틴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모든 제품은 30일분으로 구성되었으며, 가격은 3000원에서 5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기존 약국에서 판매되던 제품의 평균 가격인 2~3만원에 비해 최대 6분의 1 수준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가격 메리트를 제공한다.
다이소 입점 제약사로는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일양약품 등이 있다.
특히 대웅제약은 밀크씨슬, 루테인, 멀티비타민미네랄, 비오틴, 칼슘, 철분, 콜라겐, 녹차카테킨 등 총 26종의 제품을 출시하며 가장 많은 제품군을 다이소에 입점시켰다.
종근당건강은 락토핏 골드(17포)와 루테인 지아잔틴을, 일양약품은 비타민C 츄어블정, 쏘팔메토 아연, 저분자콜라겐 등 9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약사들의 다이소 입점 결정에 약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약국·약사 관련 전문지 ‘약사공론’에 따르면, 약사 커뮤니티에서는 다이소에 입점한 제약사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거론되고 있다.
일부 약사들은 이미 제약사에 대한 불매를 시작했으며, 제품 반품을 진행 중이다.
서울의 A 약사는 “헬스케어 자회사를 통한 판매가 아닌, 제약사가 직접 다이소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것은 약국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약국과 상생하겠다는 제약사의 약속이 무색해졌다”며, 대웅제약의 제품 전량 반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기 지역의 B 약사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대웅제약 의약품 온라인 쇼핑몰인 ‘대웅더샵’을 계속 이용하면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납품하는 것을 동조하는 셈”이라며, “이번 기회에 다른 주문 채널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약사들은 다이소 건기식 판매로 인해 소비자들이 약국에서 구입하는 건강기능식품의 가치를 의심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안전성과 효과 면에서 더 높은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된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저가 제품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가격만을 보고 구매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 덕분에 건기식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약사들은 저가 건기식의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올바른 복용법과 개인 건강 상태에 맞는 제품 선택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전문가의 상담 없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제약사들 또한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다이소 입점은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하지만 약사들의 반발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 약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판매 전략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이소의 건강기능식품 판매가 건기식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다른 유통채널에서도 저가 제품 출시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전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논란은 제약사와 약국, 그리고 소비자 간의 이해관계 충돌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건강기능식품 유통 채널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