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콩팥병,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생명 지킨다

당뇨병은 혈당 이상이라는 본질적 문제 외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는 만성질환이다.
그 중에서도 신장의 기능을 점차적으로 떨어뜨리는 당뇨병 콩팥병은 말기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콩팥병 환자 중 48%는 당뇨병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콩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고, 수분과 염분 조절은 물론 혈압 조절과 여러 호르몬 분비에도 관여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이러한 콩팥 기능이 3개월 이상 저하된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단되며, 말기에는 생명 유지를 위해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수적이다.
당뇨병 콩팥병은 조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예방과 조기 발견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당뇨병 환자는 최소 연 1회 이상 알부민뇨 검사와 사구체여과율(GFR) 검사를 통해 신장 건강을 체크해야 한다.
알부민뇨는 콩팥 손상의 초기 징후이며, GFR은 혈액에서 크레아티닌 농도를 통해 콩팥의 여과 기능을 수치로 추정하는 검사다.
GFR 수치가 분당 15㎖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 자가 기능만으로는 생명 유지가 어려워져 신대체요법이 필요하다.
치료는 혈당과 혈압을 철저히 조절하는 것이 중심이다. 당화혈색소 수치를 6.5%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고령 환자의 경우 저혈당 예방을 위해 더 높은 목표치가 설정되기도 한다.
고혈압 역시 콩팥 손상을 악화시키므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나 안지오텐신II수용체차단제(ARB)를 통해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필요하다.
이들 약제는 고혈압이 없어도 알부민뇨가 있는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단순 혈당·혈압 조절을 넘어 심혈관 질환과 콩팥 보호까지 고려한 통합 관리 전략이 부각되고 있다.
고려대안산병원 신장내과 차진주 교수는 “최근에는 단순히 혈당이나 혈압 조절에 그치지 않고 콩팥 보호 및 심혈관계 합병증 예방을 목표로 하는 다각적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혈당강하제인 SGLT2억제제는 질환 진행을 늦추고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혈당 강하 효과와 함께 심장, 콩팥 보호에 효과를 드러내 콩팥 보호를 위한 병용 요법으로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길항제도 콩팥의 염증과 섬유화를 줄여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들 약제는 비뇨기계 감염이나 구토, 설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콩팥 상태에 따라 치료 계획을 조정하면서 꾸준히 관리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 측면에서는 금연과 꾸준한 운동, 저염식 식단, 정상 체중 유지 등이 도움이 된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과 혈압 관리를 위한 정기적인 진료와 검진을 병행하면서 콩팥 손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