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월 08일(일)

대장내시경 부작용 줄일 고령 환자 예측 지표 나왔다

대장내시경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천재영·김민재 교수. (사진 출처-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고령 환자가 대장내시경 시술을 받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평가 도구를 개발했다.

고령 환자의 대장내시경 부작용 위험을 정량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체계적 모델이 마련되면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 보다 정밀한 판단을 통해 안전한 대장내시경 시술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영·김민재 교수 연구팀은 대장내시경 부작용 위험이 높은 고령 환자를 사전에 식별할 수 있는 ‘노쇠 지표 기반 예측 모델’을 개발해 20일 공개했다.

연구는 60세 이상 고령 환자 8,15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시술 후 30일 이내에 발생한 응급실 내원이나 비계획 입원을 부작용 사례로 정의했다.

대장내시경은 대장암 조기 진단 및 용종 제거에 필수적인 검사로, 특히 고령층에게 중요한 예방 수단이다.

그러나 고령 환자의 경우 신체 기능 저하, 약물 복용, 만성 질환 등으로 인해 출혈, 천공, 전신 합병증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연구팀은 이러한 위험요소를 ‘노쇠 지표’와 ‘약물 복용 상태’로 정량화했다.

혈액 검사와 활력 징후를 바탕으로 한 노쇠 지표는 3단계(낮음, 중간, 높음)로 구분됐고, 아스피린·P2Y12 억제제·항응고제 복용 여부에 따라 점수가 각각 부여됐다.

최종적으로 위험 점수에 따라 환자는 저위험군(0점), 중위험군(1~3점), 고위험군(4~6점)으로 나뉘었다.

결과적으로 부작용 발생률은 위험군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저위험군은 0.3%, 중위험군은 2.2%, 고위험군은 무려 10.7%에 달했다.

고위험군은 저위험군 대비 약 45배 이상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스피린, P2Y12 억제제, 항응고제 등 평소 복용 약물이 독립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함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천재영 교수는 “과거에는 단순히 고령이라는 이유로 시술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대장내시경 연관 부작용은 나이보다 다른 요인들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은 물론 환자와 보호자도 객관화된 지표를 확인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며, 나아가 치료 전후 환자 관리에 적용돼 합병증 감소 및 의료 자원 절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 내과 분야 국제학술지 ‘Gut and Liver’에 최근 게재됐다.

전문가들은 해당 예측 도구가 향후 고령층 대장내시경의 안전성 향상과 임상 현장 활용도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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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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