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위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 돌입… 사모펀드 MBK 소유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돌입…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소유, 영업 정상 운영 방침
국내 대형마트 업계 3위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4일 홈플러스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서울회생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회생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의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별도의 관리인 선임 없이 운영될 예정이다. 홈플러스 측은 이번 회생 신청이 사전 예방적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신용평가 하락으로 인해 단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사전에 방지하고 정상적인 영업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의 요소가 신용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며, “이에 따른 단기 자금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회생 절차가 홈플러스의 심각한 재무 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낮추며, 이익 창출력 약화와 과중한 재무 부담, 중장기적인 사업 경쟁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하락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국기업평가 또한 장기간 지속된 영업 실적 부진과 높은 재무 부담, 재무 구조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약 7조2000억 원을 들여 홈플러스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영업 부진과 부채 증가로 인해 경영이 어려움을 겪어왔다.
홈플러스는 2022년 2월 종료된 회계연도부터 지난해 2월까지 3년 연속 1000억~20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3분기 가결산 결과에서도 1571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같은 시점 홈플러스의 총차입금은 5조4620억 원, 부채비율은 140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현재 부채비율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으로 리스 부채를 제외하고 운영자금 차입을 포함한 실제 금융부채는 약 2조 원 수준이며, 부채비율도 1년 전 대비 1506%에서 462%로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전국 12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 수는 약 2만 명에 달하는 대형 유통 기업이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 신청이 기업 정상 운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회생 결정으로 금융채권 상환은 일시적으로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와의 상거래 채무는 전액 변제하고 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할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법원의 회생 개시 명령이 나오면 금융 부담이 줄어들면서 현금 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기업회생 신청이 홈플러스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특히, 금융권은 물론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협력업체들 역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회생 절차 신청은 일반적으로 기업이 쉽게 선택하는 결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부터 홈플러스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가 나올 수밖에 없으며, 협력업체들도 향후 거래 관계에 대한 불안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금융권의 대출 구조 조정 및 채권 상환이 일시적으로 중단되지만, 홈플러스의 재무 상황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영업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소비자들도 홈플러스의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되면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의 신뢰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소비자들은 상품 품질이나 매장 운영이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홈플러스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자금 부담이 줄어들고 운영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
하지만 구조적인 경영 개선과 소비자 신뢰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기업 회생 이후에도 장기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갈 것인지가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과연 홈플러스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국내 대형마트 업계에서 다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