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아트센터, 창작뮤지컬 ‘광장시장’으로 지역과 공동체의 의미 조명

두산아트센터 가 개관 17년 만에 처음으로 단독 기획·제작한 창작뮤지컬 ‘광장시장’을 오는 7월 5일까지 Space111에서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2025년 ‘두산인문극장’의 마지막 공연으로, 주제인 ‘지역’을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통해 깊이 있게 해석했다.
공연은 서울 종로5가 전통시장인 광장시장을 배경으로, 낯선 땅에 온 이주민 여성 아응이 시장 상인들과 관계를 맺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해가는 여정을 그린다.
‘밥 배달’을 매개로 인간 사이의 온기와 연대를 표현한 이 작품은 단순한 지역극을 넘어, 이주·노동·공동체에 대한 동시대적 성찰을 제시한다.
특히 ‘광장시장’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 몰입형 구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Space111 전체를 시장처럼 구현해 배우들이 관객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극을 이끌고, 관객은 자연스럽게 시장의 손님이자 이웃이 되어 극에 참여한다.
이러한 구성은 공간과 사람, 서사 사이의 경계를 흐리며 공연의 생동감과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뮤지컬 넘버 또한 장르적 실험이 돋보인다.
시티팝, 트로트, 재즈, 오페라 아리아, 발라드, 댄스 등 다양한 음악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며, 시장의 활기와 인물들의 감정을 다채롭게 담아낸다.
공연 전체를 관통하는 따뜻한 정서와 음악적 감성은 관객 누구에게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창작진은 윤미현 작가, 나실인 작곡·음악감독, 이소영 연출이 중심이 된다.
이들은 앞서 두산아트센터의 실험적 작품들을 함께하며 창작 역량을 쌓아왔으며, 이번 ‘광장시장’은 그 협업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이소영 연출은 이번 공연에 대해 “일상이 가능하게 하는 평화, 그 평화를 타인에게 제공하는 환대, 그 환대를 제공하는 공간은 삶의 허기를 채우는 연결 속에서 발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출연진으로는 강정임, 박현철, 송석근, 윤현길, 이지현, 정대진 등 무대와 TV를 오가는 실력파 배우들이 포진했다. 이들은 각자의 개성과 감정선을 세심하게 표현하며 관객과의 호흡을 이끌어낸다.
무엇보다도 이번 공연은 접근성 강화를 위한 배려도 눈에 띈다.
공연 전체 기간 동안 대사와 소리 정보를 담은 한글 자막이 제공되며, 시각적 요소에 대한 설명은 음성자료로 미리 청취 가능하다.
이는 다양한 관객층이 공연을 보다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광장시장’은 공연을 넘어 두산아트센터의 방향성과 철학이 응축된 작품이다.
매년 시대적 질문을 던져온 ‘두산인문극장’은 올해도 공연, 전시, 강연을 아우르는 복합 프로그램으로 ‘지역’이라는 주제에 접근했다.
그중 ‘광장시장’은 가장 현실적이고 따뜻한 방식으로 그 질문을 전하고 있다.
문화 예술과 인문학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두산아트센터는 앞으로도 젊은 예술가들의 도전을 응원하며 동시대적 담론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그 첫걸음을 ‘광장시장’이라는 진정성 있는 공연으로 내딛은 지금, 이들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