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인구 883만 시대, 고관절이 보내는 ‘조용한 경고’

러닝이 국민 생활스포츠로 자리잡은 가운데, 고관절 건강 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러닝 인구는 약 883만 명으로, 전체 국민의 약 17%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이들이 즐기는 러닝에도 함정은 존재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고관절의 손상은 자칫 ‘러너스 하이(Runner’s High)’가 아닌 ‘러너스 다이(Runner’s Die)’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구로병원 김상민 정형외과 교수는 “러닝 중 고관절은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충격을 반복적으로 받는다”며 “특히 골반의 비대칭이나 잘못된 착지 자세가 누적되면 연골 손상이나 뼈 괴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관절은 몸속 깊숙이 위치해 겉으로는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초기 통증을 허리나 엉덩이 통증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러닝으로 유발될 수 있는 대표적 고관절 질환으로는 △점액낭염 △스트레스 골절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등이 있다.
점액낭염은 엉덩이 바깥쪽 점액낭이 반복 압박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계단 오르내릴 때 통증이 심해진다.
스트레스 골절은 과도한 러닝 거리나 갑작스러운 강도 변화로 뼈에 미세한 금이 가는 상태를 말하며,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혈액 공급이 막혀 뼈가 괴사하는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질환들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보존적 치료(약물, 물리치료, 휴식)로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시하거나 방치할 경우 수술이 필요한 단계까지 진행될 수 있어 정기적인 자기진단과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고관절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러닝 전후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은 물론이고, 개인의 체력에 맞는 러닝 루틴 설정이 필수적이다.
특히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쿠셔닝 좋은 러닝화를 착용하고, 경사나 불균형한 노면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 중 고관절 부위에 불편감이나 통증이 느껴질 경우 무리하게 운동을 지속하지 말고 즉시 중단하고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운동도 처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처럼, 즐거운 러닝 생활을 위해서는 근육과 관절의 경고 신호에 민감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고관절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러닝의 첫걸음이다.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