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맑은 기장 좌광천, 천연기념물 수달 가족 깜짝 등장…지역 생태계 ‘청신호’

부산 기장군 좌광천 일대에서 천연기념물인 수달 가족이 출몰해 지역 생태계의 건강성을 입증하고 있다.
기장군은 지난 10일 저녁, 좌광천을 따라 산책 중이던 한 주민이 수달 네 마리를 목격해 촬영한 사진을 군 산림공원과에 제보했다고 14일 밝혔다.
주민이 목격한 수달은 야간 활동 중이었으며, 좌광천 수변을 따라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좌광천은 기장읍과 정관읍을 관통하는 주요 하천으로, 최근까지 다양한 생물종이 발견되며 지역 생태계 복원의 본보기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수달의 출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병산저수지, 중앙공원 인근, 강변교 일대 등 좌광천의 여러 지점에서 수달의 흔적이 발견되며, 좌광천이 수달의 서식지로 자리잡고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달은 1982년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됐으며, 2012년부터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도 분류되어 있다.
특히 수달은 1급수 수질에서만 생존할 수 있는 민감한 동물로, 서식지의 수질과 생태계 환경이 매우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수달은 ‘지표종’으로도 불리며, 특정 지역의 생태계 건강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기장군은 좌광천의 수달 서식이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지역 환경 정책의 성과임을 강조하고 있다.
군은 지난 몇 년 간 좌광천 일대의 수질 개선 사업과 친환경 생태복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하천 정화, 수변 생태 공간 조성, 수변길 정비,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야생 서식지 조성 등 다양한 노력이 병행됐다.
이러한 꾸준한 관리와 투자 덕분에 좌광천은 도심 하천임에도 불구하고 청정 자연을 간직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정종복 기장군수는 “이번 수달 출몰은 단순한 동물 발견을 넘어, 좌광천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생태적 자산을 바탕으로, 좌광천을 지방정원으로 등록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수달의 안정적인 서식이 가능하도록 하천 정화와 생물다양성 확보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기장군은 좌광천을 중심으로 지방정원 등록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한 조경 중심의 하천 정비를 넘어서, 생태·문화·휴식이 어우러진 지속가능한 자연 공간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수달과 같은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자연서식이 가능할 정도로 환경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이 정책의 핵심 목표다.
또한, 군은 주민과 함께하는 생태 감시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좌광천 생태지킴이’ 프로그램을 통해 수달의 이동 경로와 서식 조건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보호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달의 생존 기반을 장기적으로 보전하고, 지역 주민과의 공존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한편 좌광천은 최근 관광 자원으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수달 출몰 소식이 알려지면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연과 공존하는 도시”, “도심 속의 생태 천국”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기장군은 이에 발맞춰 수달을 주제로 한 생태해설 프로그램과 어린이 환경교육 콘텐츠도 기획 중이다.
이처럼 좌광천의 수달 출몰은 지역 생태계의 회복력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기장군은 생태계 보호와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하천 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가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