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웃고 이명재 울고, 버밍엄에서 갈린 희비

잉글랜드 리그원 버밍엄시티에서 뛰고 있는 백승호와 이명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 시즌 버밍엄에 합류한 백승호는 팀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며 승격 레이스에 힘을 보태고 있는 반면, 같은 팀 소속의 이명재는 아직까지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채 방출설에 휘말렸다.
백승호는 이번 시즌 총 42경기에 출전해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는 스페인과 독일, 한국을 거쳐 지난해 1월 버밍엄에 입단했다.
시즌 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으나, 빠르게 복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3월 20일 오만과의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에서 다쳤지만, 이후 30일 리그 경기만 결장했을 뿐 곧바로 복귀했다.
팀도 백승호와 함께 순항 중이다.
버밍엄은 반즐리를 6-2로 대파하며 리그 3연승을 달렸다.
승점 92를 기록한 버밍엄은 2위 렉섬과 격차를 11점으로 벌리며 챔피언십 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리그원 우승팀은 자동으로 2부 리그로 직행하기 때문에 버밍엄의 승격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백승호가 팀의 승격 주역으로 이름을 올릴 날이 머지않았다.
반면, 이명재는 좀처럼 입지를 다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 HD와 계약을 마친 뒤 유럽 무대 도전을 택한 이명재는 올 2월 버밍엄에 합류했다.
중국과 중동의 거액 제안을 뿌리치고 선택한 유럽행이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명재는 데뷔전은 물론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사실상 전력 외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현지 매체 풋볼리그월드는 “챔피언십 승격이 유력한 버밍엄이 올 여름 3명의 선수를 방출할 예정이며, 이명재가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명재는 팀 내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팬들도 그의 존재를 모를 정도”라며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날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이명재의 부진은 국가대표팀에도 악재다.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주전 왼쪽 풀백으로 활약했지만, 최근 A매치 소집 명단에서 제외됐다.
요르단과 오만전에서 빠진 자리는 이태석이 대신했다.
기회를 꾸준히 받던 이명재가 소속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대표팀 내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백승호가 빠르게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유럽 무대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반면, 이명재는 벤치 밖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대표팀 입장에서도 두 선수의 희비는 더욱 뚜렷하게 대비된다.
백승호는 성공적인 복귀와 더불어 대표팀 중원 강화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명재는 잦은 출전 기회 부족으로 대표팀 경쟁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남은 시즌 동안 백승호는 팀의 승격과 더불어 개인 기록을 더할 것으로 보이며, 이명재는 출전 기회를 얻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팀이 승격하게 된다면 백승호는 새로운 무대인 챔피언십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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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