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월 02일(수)

백종원 ‘농약통 소스’ 논란 확산…세척 어려운 구조에 녹·구리스 검출

2023년 충남 홍성의 한 지역 축제에서 농약통에 소스를 담아 음식에 뿌리는 모습
사진출처-유튜브 백종원 채널 캡처, 유튜브 세상세 채널 캡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역 축제에서 농약통을 소스 용기로 활용한 일이 식품위생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해당 농약통의 위생 문제가 심각하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유튜버 ‘세상세’는 29일 “백 대표가 사용한 농약통의 위생 상태를 직접 검증해봤다”며 관련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농약통은 내부를 직접 열어 세척하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였다.

유튜버는 세제와 물을 넣고 흔드는 방식으로 3차례 세척을 진행한 뒤 농약통을 도끼와 칼 등으로 잘라 내부를 확인했다.

실험 결과 농약통 안에서는 누렇게 변색된 녹과 정체불명의 기름이 묻어나왔으며, 내부 실린더에서도 공업용 구리스로 추정되는 기름 성분이 발견됐다.

특히 실린더 내부를 닦은 화장지를 물에 넣자 기름이 둥둥 떠올라 식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위생상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유튜버는 “백 대표 측이 실린더까지 분해해 완벽하게 세척했는지 의문”이라며 “음식을 다루는 행사에서 공업용 기구를 사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란은 지난 2023년 11월 충남 홍성군 지역 축제에서 백종원 대표가 자사 직원에게 농약통에 소스를 담아 뿌리게 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촉발됐다.

당시 백 대표는 음식 퍼포먼스의 일환으로 이 같은 연출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세척 여부 및 식품 안전성 논란이 커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조리에 사용하는 기구는 반드시 ‘식품용’으로 제조된 제품이어야 하며, 식품용 표시가 없는 기구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식품용 기구는 식품위생법 기준에 따라 제조 되며 중금속이나 유해물질 검출을 막기 위한 안전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된다.

홍성군 보건행정과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해당 건에 대한 민원을 접수받았으며, 백종원 대표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식품위생법 제95조에 따르면 관련 위반 시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논란이 커지자 더본코리아 측은 “분무기 사용에 대한 법적 규제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관할 부서와 협의한 결과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번 농약통 논란은 더본코리아가 최근 주가 하락과 각종 논란에 시달리는 가운데 터져 나와 회사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준 상황이다.

백 대표는 지난 28일 열린 더본코리아 정기주주총회에서 “여러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주주들에게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번 논란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나기 어려운 이유는, 식품 안전과 위생이라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유명 요리연구가이자 외식업계 영향력자인 백 대표의 선택이 대중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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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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