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연이은 부상 악재로 5연패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개막 전 기대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KCC는 지난 1월 6일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72-86으로 패하며 다시 연패 수렁에 빠졌다.
현재 리그 성적은 10승 16패로, 8위 고양 소노(9승 17패)와의 승차는 1경기, 최하위 안양 정관장과는 단 3경기 차이다.
2023~2024시즌 정상을 밟았던 디펜딩 챔피언 부산 KCC가 이번 시즌에도 국가대표급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결과는 의외다.
전력 공백은 외국인 선수 라건아가 빠진 것이 유일했지만, 대신 MVP 출신 디온테 버튼을 영입해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KCC의 추락 원인은 줄부상이다.
포워드 송교창은 손가락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무릎 연골 손상으로 이탈했다.
최준용은 발바닥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주장 정창영도 무릎 통증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가드 허웅마저 종아리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전력 공백이 더욱 심해졌다.
전창진 감독은 “감독으로 창피한 이야기지만 비시즌 훈련이 제대로 안 됐기에 부상자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며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정리하고 헤쳐나갈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송교창은 이번 시즌 단 두 경기 출전에 그쳤으며, 최준용은 12경기만 뛰었다. 이로 인해 센터 이승현의 부담이 커졌다.
이승현은 26경기 평균 31분 4초를 소화하며 평균 10.8점 5.5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전창진 감독은 “다친 선수들이 키가 큰 선수들”이라며 걱정했다.
이어 “높이에서 밀리니 수비도 안 되고, 경기도 안 풀린다. 또 (이)승현이가 쉴 시간이 사라지면서 악순환에 빠졌다. 지쳐가고 있는 승현이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디온테 버튼의 기복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버튼은 24경기 평균 16.4점 7.6리바운드를 기록 중이지만, 한 자릿수 득점 경기가 7차례나 된다.
개막전에서 수원 KT를 상대로 40점을 터뜨린 날처럼 폭발력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1~2점에 그치는 날도 있다.
전창진 감독은 “버튼이 달라진 프로농구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고민에 잠겼다.
이어 “거칠게 부딪치는 하드콜에 휘둘리고 있다. 본인이 이겨내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KCC는 버튼 대신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마땅한 대체 선수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KCC 관계자는 “큰 돈을 들여서라도 데려올 선수가 있으면 좋겠다. 눈에 들어오는 선수가 없다”고 밝혔다.
악재에도 불구하고 KCC는 여전히 반등의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
전창진 감독은 “사실 지난 시즌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었다”며 설명했다.
이어 전창진 감독은 “(부상 회복으로) 팀이 구성되고 전력이 맞춰지면 성적도 따라온다. (일단) 지금은 연패를 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상 악재를 털어내고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디펜딩 챔피언 KCC의 남은 시즌이 주목된다.
김용현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