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월 12일(토)

분무건조 기반 고성능 전극 기술, 이차전지 게임체인저

분무건조
(사진 출처-KERI 제공)

한국전기연구원(KERI)과 한국재료연구원(KIMS)이 공동으로 고용량 이차전지 구현을 위한 ‘분무건조 기술 기반의 고성능 건식 전극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건식 공정의 에너지 밀도 향상 가능성과 친환경성에 주목해 이차전지 산업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차전지 전극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활물질, 전도성을 부여하는 도전재, 그리고 이들을 결합하는 바인더로 구성된다.

이들 소재를 섞는 방식에는 용매를 사용하는 습식 공정과, 용매 없이 분말 상태로 혼합하는 건식 공정이 있다.

건식 공정은 제조 공정에서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전극 내 활물질 비율을 높여 고용량화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핵심 구성요소의 균일한 분산이 어려워 그간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KIMS는 식품·제약 산업에 널리 활용되는 분무건조(spray drying) 기법을 이차전지 건식 공정에 도입했다.

활물질과 도전재를 액상 슬러리 형태로 혼합한 후, 고온의 유리관 챔버에 분사하면 용매가 즉시 증발하고 균일하게 혼합된 고체 분말만 남는다.

이는 커피믹스 생산과 유사한 방식으로, 고르게 혼합된 활물질-도전재 복합 분말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제조된 분말은 KERI의 건식 전극 기술에 의해 고용량 전극으로 구현됐다.

바인더와 혼합된 분말은 특수 장비를 통해 실처럼 가닥을 형성하는 ‘섬유화(Fibrillation)’ 공정을 거쳤으며, 구조적 결합력을 높인 뒤에는 캘린더링(Calendering) 공정을 통해 얇고 균일한 필름 형태의 전극으로 제작됐다.

분무건조

공동 연구팀은 다수의 실험을 통해 도전재 함량을 기존 문헌의 25% 수준에서 0.1%까지 줄이는 동시에 활물질 함량은 세계 최고 수준인 98%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면적당 용량은 기존 상용 전극(24mAh/㎠)의 2배 수준인 7mAh/㎠를 달성했다.

KERI 황인성 박사는 “전극 내부 소재들의 최적 조합으로 에너지 밀도와 성능 향상에 기여할 수 있고, 전고체전지나 리튬황전지 등 차세대 전지 분야에 모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

KIMS 윤지희 박사는 “후속 연구를 통해 공정 비용 절감과 양산성 개선을 진행하고 기술 성숙도를 높여, 향후 기업체 기술이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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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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