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혐의 개그맨 이진호, 경찰 조사 끝 검찰 송치

불법도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개그맨 이진호가 결국 검찰로 송치됐다.
최근 연예계에서 잇따른 도박 관련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랜 시간 방송 활동을 해왔던 개그맨의 연루로 대중의 충격도 적지 않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5일, 형법상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이진호 씨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지 약 6개월 만의 일이다.
이진호는 이미 지난해 10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도박 사실을 자진 고백한 바 있다.
그는 “2020년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고,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떠안게 됐다”며 시작된 도박의 전말을 밝힌 뒤, 지인들의 조언과 방송 활동에 대한 위기의식을 계기로 도박을 중단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이미 많은 사람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은 상태였고, 현재도 매월 빚을 갚아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사죄의 뜻을 전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진호가 지인들에게 총 23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빌린 정황이 포착되면서 사기 의혹으로까지 번졌다는 점이다.
특히 해당 지인들 가운데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지민, 개그맨 이수근, 가수 하성운 등 이름만으로도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유명인들이 포함되어 있어 논란이 커졌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확보되지 않아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혐의는 금전 대여자들이 고소하지 않았고, 사기 행위로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도 부족해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진호는 2005년 SBS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로 데뷔해 ‘웅이 아버지’ 캐릭터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tvN ‘코미디 빅리그’를 비롯한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해왔다.
그러나 이번 불법도박 사건이 알려진 뒤에는 JTBC ‘아는 형님’ 등 고정 출연 중이던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한편, 연예인들의 도박 및 사행성 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진호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이진호의 태도는 일정 부분 반성의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법적 절차가 끝날 때까지는 대중의 시선이 여전히 냉랭한 상황이다.
이진호는 현재 도박 혐의로만 검찰에 송치된 상태이며, 향후 검찰 수사 결과와 재판을 통해 처벌 여부와 수위가 결정될 예정이다.
향후 그는 법의 판단과 함께 스스로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주목되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