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날 절도범 잡은 수원 경찰관

비번날 가족과 통화를 하던 경찰관이 이전 근무 중 목격한 절도범의 인상착의를 기억해 현장에서 범인을 검거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수원중부경찰서 행궁파출소 소속 최정훈 경위는 지난달 23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의 한 카페 인근에서 우연히 지나가던 남성을 보고 단번에 절도범임을 직감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0일 오후 7시께,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에 위치한 무인 옷가게에서 발생한 티셔츠 절도였다.
범인 A씨는 같은 날 오후 1시28분경 가게를 먼저 방문해 범행 장소와 대상을 미리 물색했고, 이후 인적이 드문 시간대를 노려 다시 찾아와 티셔츠 1장을 훔쳐 달아났다.
이 사건은 다음 날인 21일 경찰에 신고 접수됐고, 수사를 맡은 최정훈 경위는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A씨의 인상착의를 철저히 파악했다.
사건 발생 직후에도 용의자를 찾기 위한 수색은 이어졌지만, 추가 단서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중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범인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비번날이던 지난 23일, 최 경위는 자녀와의 통화 중 우연히 마주친 남성이 CCTV 속 A씨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즉각 인지했다.
그는 즉시 112에 상황을 전하고 신속하게 주변 경찰과 공조해 A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A씨는 과거 또 다른 절도 혐의로도 수배 중인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월 11일 수원의 한 도서관에서 피해자의 스마트폰과 신용카드를 절취해 사용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결국 A씨는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기민한 기억력과 직무 의식이 빛난 현장이었다.
최정훈 경위는 “이웃으로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관은 근무할 때만이 아니라 언제나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자 노력한다”며 “누구나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러한 현장 중심 활동을 소개하고, 경찰의 역할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나는 경찰’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일선 경찰관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콘텐츠로 제작해 공개함으로써 경찰에 대한 신뢰를 쌓고,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최 경위의 사례는 근무 여부를 떠나 경찰 본연의 사명을 잊지 않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일상 속에서도 정의 구현을 실현한 이번 사건은 지역 사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