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하루 만에 1만 달러 급락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가상자산 전략 비축 추진 언급으로 급등했던 비트코인 이 하루 만에 급락하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기대감에 따라 9만 5,00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불과 하루 만에 1만 달러 가까이 하락하며 8만 6,000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
3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4시 20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8.29% 하락한 8만 6,252달러에 거래됐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4일 오전 7시 11분 기준 1억 2,965만 5,000원으로 전날보다 9.01% 하락했다.
또한 빗썸에서는 1억 2,947만 9,000원으로 4.19% 내렸다.
비트코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디지털 자산 전략 비축 추진 행정 명령을 발표하자 급등세를 보였다.
트럼프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등을 전략 비축 대상에 포함할 것이라고 언급해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 발표 직후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8만 달러대 초반에서 9만 5,000달러까지 치솟으며 강한 반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하루 만에 1만 달러 가까이 떨어지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의 배경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확대 정책을 지목했다.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4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4월 2일부터는 ‘상호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며 글로벌 무역 긴장을 자극했다.
이 같은 관세 정책은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가상화폐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가상화폐 트레이딩 기업 QCP 캐피탈은 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옵션 시장에서는 3월 말까지 매도 옵션 수요가 매수 옵션보다 더 많은 상황”이라며, “시장 변동성 확대와 함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전략적 비축 자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이자 프로페셔널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창립자인 앤서니 폼플리아노는 “정부의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은 장기적으로 납세자의 부담을 증가 시키고, 일부 가상자산 발행자와 내부자들만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폼플리아노는 “정부 개입이 시장 왜곡을 일으키고, 결국 시장의 자율적인 가격 형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전략 비축 정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가상화폐 시장은 전반적으로 급락세를 보였다.
이더리움은 14.66% 하락했고, 리플은 15.79%, 솔라나는 18.23%, 도지코인은 14.93% 각각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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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