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대형 산불의 위협에서 일단 한숨 돌렸다.
산림과 소방 당국의 총력 대응으로 산불 확산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한 고비를 넘긴 모양새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긴장감은 여전하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25일 오후 안동시 풍천면 인근까지 접근해 하회마을과의 직선거리 10㎞ 이내로 다가섰다.
이에 따라 25일 오후 4시 55분경 하회마을에는 주민 대피령이 발령돼 일부 주민은 인근 도농교류센터 등으로 이동했다.
같은 날 밤 11시 경에는 산 너머 희미한 붉은 불빛이 관측돼 마을 전체가 술렁였고, 마을 관계자들은 관련 기관에 산불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며 긴박한 시간을 보냈다.
하회마을 보호를 위해 소방차 10대와 소방대원 50여 명이 현장에 배치됐으며, 추가로 방사포 등 장비 8대와 인력 27명이 밤사이 투입됐다.
현재까지 산불은 마을까지 번지지 않았고, 주민 150여 명이 거주하는 이 전통 마을은 무사한 상태다.
하회마을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대표적인 전통 마을로, 낙동강이 감싸 흐르는 자연지형과 함께 유교 문화, 기와집과 초가집의 조화,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전통 연희 문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회마을 인근 병산서원 또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25일 밤 소방차 4대가 서원 주변에 물을 미리 뿌려 방화선을 확보했고, 야간 동안에도 지속적인 감시와 진화 준비가 이어졌다.
소방 관계자는 “아직까지 서원 쪽으로 불이 넘어오지는 않았지만,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산서원은 2019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9개 서원 중 하나로, 낙동강과 병산이 어우러진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히 이곳의 대표 건축물인 누각 만대루는 수백 년의 학문과 정신을 품고 있는 유산이다.
산불이 일단 한 고비를 넘겼지만, 강한 바람과 건조한 기후로 인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산림 당국과 소방 당국은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포함한 안동 지역 문화유산 보호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위태로운 순간을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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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