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한화오션 지분 처분…BIS 비율 방어 기대

한국 산업은행 이 보유 중인 한화오션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25년 만에 출자전환 지분 정리에 나섰다.
이는 2000년 대우중공업(현 한화오션) 출자전환 이후 처음으로 단행하는 지분 매각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8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한화오션 지분 일부 매각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산업은행 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19.5%(5973만8211주) 가운데 약 4.3%(1300만주) 규모가 이번 수요예측 대상에 포함됐다.
산업은행은 우선 일부 지분만 매각하고, 나머지 지분에 대해서는 향후 시장 상황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처리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며, 구체적인 매각가는 수요예측 결과와 시장 가격을 반영해 결정된다.
산업은행이 한화오션 지분 매각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조선업 호황에 따른 한화오션 주가 급등이 있다.
지난해 1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일 당시 2만7800원이었던 한화오션 주가는 29일 종가 기준 8만9300원까지 상승해 3배 이상 올랐다.
이로 인해 산은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가치도 약 5조3000억원에 달하게 됐다.
공적자금 회수라는 정책적 목표도 매각 추진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산업은행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을 위해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며, 이번 한화오션 지분 매각은 일부 자금 회수와 금융건전성 개선을 동시에 겨냥한 조치로 평가된다.
또한 산업은행은 이번 매각을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일부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산은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3.9%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3%를 소폭 웃돌지만, 국내 20개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자본 여력을 일부 확충하고, 향후 추가적인 정책금융 역할 수행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편 산업은행은 한화그룹이 한화오션 최대주주로서 회사 경영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번 지분 매각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