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요추협착증 AI 진단 정확도 91%

자기공명영상(MRI) 없이 허리 X선 사진만으로 요추협착증 을 91% 이상의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 서울대병원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이창현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은 허리 X선 사진 기반의 AI 요추협착증 진단 모델을 개발해 높은 진단 정확도를 입증했다고 2일 밝혔다.
요추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하며, 하반신 통증, 무감각, 근력 약화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앉거나 걷는 동작에서 통증이 악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현재 가장 정확한 진단법은 MRI이지만, 비용과 시간 부담이 크고 중·대형 병원에서만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반면 X선은 비용과 촬영 시간이 적고 이동식 장비도 가능하지만, 진단 정확도가 낮아 활용도가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요추협착증 환자 2500명과 정상인 2500명의 다중 자세 X선 촬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모델을 학습시켰다.
특히 딥러닝 기반 ResNet50 모델을 활용해 위양성 및 위음성 판정률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AI 모델은 내부 검증에서 진단 정확도(AUROC) 91.4%를 기록했으며, 외부 검증에서도 79.5%의 성능을 보이며 실효성을 입증했다. AUROC는 100%에 가까울수록 진단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해당 인공지능이 흑백 X선 영상에서 협착이 의심되는 부위에 색상을 입혀 시각적으로 강조해 보여줌으로써, 의료진이 AI의 예측 근거를 쉽게 파악하고 더욱 정확한 진단과 치료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현 교수는 “이 기술은 5년여 동안 개발·고도화돼 특허 등록을 완료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MRI 없이 X선 촬영만으로 요추협착증을 진단할 수 있다”면서 “심하지 않으나 지속적인 요통을 겪는 환자에게 선별검사로 활용하면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