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월 14일(토)

서울아산병원, 심혈관질환 환자 운동 효과 연구

심혈관질환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권준교 교수가 심혈관질환 환자를 살피고 있다. (사진 출처-서울아산병원 제공)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운동은 위험할까?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ute Coronary Syndrome, ACS) 환자들의 사례를 장기간 분석한 결과, 오히려 꾸준한 운동이 심혈관질환 재발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근경색이나 불안정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질환을 겪은 환자들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이유로 운동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는 그 통념을 뒤집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권준교 교수팀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 약 3만 명을 대상으로 약 7년에 걸쳐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중강도 이상 운동을 지속한 환자 그룹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환자 그룹에 비해 심혈관 사건(심근경색, 뇌졸중, 사망 등) 발생 위험이 최대 13%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 정의한 ‘중강도 이상 운동’은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가볍게 뛰기 등을 주 1회 30분 이상 실시하는 것을 의미하며, 일반 성인보다 다소 완화된 기준이다.

권준교 교수팀은 2010년부터 2017년 사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을 진단받고 관상동맥중재술이나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20세 이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평균 6.7년 동안 이들의 건강검진 기록과 운동량 변화를 추적해 심혈관 사건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진단 전후 모두 중강도 이상 운동을 꾸준히 한 그룹은 심혈관 사건 위험이 운동을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13% 낮았다.

진단 이후 새롭게 운동을 시작한 그룹 역시 위험이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환자라도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진단 후 운동을 시작하면 심혈관질환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대로, 진단 전에는 운동을 했으나 진단 후 운동을 중단한 환자들의 경우,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도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그룹과 큰 차이가 없었다.

운동을 지속하지 않으면 얻을 수 있는 예방 효과 역시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권준교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심근경색·협심증 등의 진단을 받았더라도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의 재발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도하고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나이, 질환 정도 등에 따른 맞춤형 운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피인용지수 11.8)’에 최근 게재되었다.

심혈관질환 환자들의 운동 가이드라인 수립에도 큰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른기사보기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