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룸 전세 보증금 1억9000만원대로 하락… 월세도 동반 하락세
서울 원룸 전세 시장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지역 원룸(전용 33㎡ 이하) 전세 보증금이 1억9000만원대로 떨어지며,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감지됐다.
이는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집계를 시작한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서울지 원룸 평균 전세 보증금이 2억원 미만을 기록한 것이다.
31일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원룸 평균 전세 보증금은 1억9977만원으로, 11월 대비 547만원(2.7%) 하락했다.
이는 25개 자치구 중 17개 구에서 전세가가 전달보다 낮아진 결과로, 서울 원룸 전세 시장이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노원구는 서울 평균 전세 보증금의 49% 수준인 9843만원으로 가장 저렴한 지역으로 집계됐다.
이어 종로구가 62%(1억2319만원), 강북구가 70%(1억3981만원)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지역으로 분류됐다.
반면 강남구(2억5196만원), 서초구(2억5015만원), 용산구(2억2341만원) 등은 평균보다 높은 전세 보증금을 기록하며 여전히 프리미엄 지역의 면모를 보였다.
월세 시장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원룸 평균 월세(보증금 1000만원 기준)는 73만원으로, 전달 대비 3만원(4.4%) 하락했다.
강남 3구를 포함한 18개 구에서 월세가 낮아지며 수요자들의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평균 월세 기준보다 낮은 지역으로는 노원구(47만원), 구로구(51만원), 도봉구(55만원) 등이 포함됐다.
반면 중랑구(93만원), 영등포구(92만원), 강남구(90만원) 등 11개 구에서는 서울 평균보다 높은 월세를 기록하며 지역별 격차가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가와 월세가 동반 하락한 배경으로 ▲고금리 지속 ▲임대차 3법 도입 이후의 전세 시장 위축 ▲수요자들의 월세 선호 증가 ▲공급 물량 확대 등을 꼽는다.
특히 임대인들이 매매 시장 침체로 인해 기존 전세 물량을 낮춘 가격에 내놓거나,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반적인 가격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서울 원룸 시장이 공급 증가와 금리 부담 등으로 인해 전세와 월세 모두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며 “특히 비강남권 지역에서 전세가가 낮아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방 관계자는 “서울 원룸 전세와 월세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임차인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는 모습도 보인다”며 “올해 부동산 시장 변동성과 금리 흐름에 따라 전세와 월세 시장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