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생들, 학년 올라갈수록 수학 포기자 증가…심화된 학력 격차 우려

수학
(사진출처-픽사베이)

서울 학생들이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 실력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의 수리력 기초 수준 미달 비율이 초등학교 4학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며 학력 격차가 심화되는 추세가 확인됐다.

이는 서울시교육청이 14일 발표한 ‘2024 서울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수리력 우수 수준(4수준) 비율은 초4에서 43.80%였으나 고1에서는 34.19%로 약 10%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수리력 기초 수준 미달(1수준) 비율은 초4 4.12%에서 고1 13.68%로 3배 이상 증가해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비율이 급증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특히 1수준 비율은 초4 4.12%, 초6 5.59%, 중2 12.42%, 고1 13.68%로 중학교 진학 이후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학생 간 수리력 격차가 뚜렷하게 벌어지고, 고등학교에 진학할수록 기초 수준에 미달하는 학생이 더 늘어나는 것을 보여준다.

우수 수준(4수준) 비율은 초4 43.80%, 초6 45.92%, 중2 43.30%, 고1 34.19%로 고학년으로 갈수록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고등학교에서 수학 과목의 난이도가 높아지며 상위권 학생들의 비율도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문해력은 수리력과는 반대로 학년이 높아질수록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

문해력 우수 수준(4수준) 비율은 초4 30.16%, 초6 43.84%, 중2 47.10%, 고1 52.13%로 꾸준히 증가했다.

기초 수준 미달(1수준) 비율은 초4 3.42%, 초6 4.26%, 중2 5.92%, 고1 7.02%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문해력의 안정적 상승과는 대조적으로, 수리력에서의 급격한 격차 확대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 있어 과목별로 다른 양상이 나타나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진단검사는 2023년 11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초·중·고 524개교(초등 343교, 중학교 120교, 고등학교 57교, 기타학교 4교)의 초4, 초6, 중2, 고1 학생 약 9만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는 전체 해당 학년 학생 수의 약 35%에 해당하며, 전년 대비 참여 학교와 학생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진단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진단검사를 컴퓨터 기반(CBT)으로 전환하고 참여 규모를 700개교 12만 명으로 확대한다.

또한, 수학 교구를 활용한 수학적 사고력 지원, 수리력 향상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 등의 지원책도 추진된다.

이번 진단검사의 신뢰도는 교원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교원의 83.9%는 “진단검사의 평가 내용이 적절하다”고 응답했으며, 교원의 87.5%와 학부모의 81.2%는 “진단검사가 학생의 기초 소양인 문해력과 수리력을 잘 진단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진단검사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의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정확한 진단과 원인 분석을 통해 초4부터 고1까지의 문해력과 수리력 신장을 위한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수리력 기초 수준 미달 학생들의 비율이 급증하는 문제는 단순히 개별 학생의 학업 성취도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의 교육격차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이번 진단검사는 서울시교육청이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해 학생들의 기초 학력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에 기반한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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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