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복부비만, 고혈압 위험 최대 3배 높인다

고혈압은 성인병의 대명사처럼 여겨지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기 복부비만도 고혈압 발생 위험을 최대 3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심각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어릴 때 찐 살은 자라면서 키로 간다’는 오래된 믿음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혜 교수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0∼18세 과체중 및 비만 소아·청소년 1만1,554명을 분석한 결과, 고혈압 유병률이 정상체중 그룹보다 1.5~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소아과학(BMC Pediatric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특히 복부비만이 고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조명했다.
허리둘레와 키의 비율이 0.5 이상인 경우를 복부비만으로 정의한 결과, 복부비만을 가진 아이들의 수축기·이완기 혈압 모두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남자 아이들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연구에 따르면 복부비만을 가진 비만 남아는 고혈압 위험이 복부비만이 없는 경우보다 2.32배, 고도비만일 경우는 3.12배까지 치솟았다.
김성혜 교수는 “내장지방이 과도해지는 복부비만은 전체적인 체형 비만보다 혈압 상승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동기에는 고혈압이 있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관리하고, 평소 저염식과 운동 등의 식생활 습관으로 비만과 복부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역시 고혈압을 방치할 경우 동맥 혈관 내 죽상경화증, 심장 비대, 심부전, 뇌졸중, 콩팥 기능 저하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소아기에 고혈압이 발생하면 이러한 질환이 더 빠르고 강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
초가공식품을 줄이고, 정제 탄수화물의 과잉 섭취를 피하며, 살코기·생선·두부 등의 단백질과 생선기름·견과류 등 양질의 지방을 고루 섭취해야 한다.
또한 미디어 사용 시간을 줄이고 야외 활동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이번 연구는 ‘키로 간다’는 속설에 기대어 소아 비만을 방치하는 것은 오히려 성인병을 앞당길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경종이다.
부모와 보호자, 의료진이 함께 아이들의 체중과 복부비만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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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