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엠, AI 데이터센터용 파워모듈 집중 공급

전자부품 전문기업 솔루엠 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용 전력모듈 사업에 속도를 내며, 단순 부품 공급사를 넘어 토털 전력 솔루션 기업으로 사업 체질 전환에 나섰다.
회사는 AI 산업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발맞춰 파워모듈 공급 영역을 대폭 확대하고, 상반기 중 14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솔루엠은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비전 선포식을 열고 새로운 전략 로드맵을 공개했다.
2015년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솔루엠은 TV·모바일 전력부품으로 시작해 ESL(전자 가격표시기)과 디스플레이로 사업을 확장해왔으며, 이번 선언을 통해 ‘전장·데이터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전성호 솔루엠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솔루엠은 전기차와 AI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파워모듈 공급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애플, 구글, 메타,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가 자체적으로 구축 중인 AI 데이터센터에 직접 부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 핵심 변화”라고 설명했다.
솔루엠은 기존 서버업체인 델, 인텔 등에 공급해 오다, AI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하는 빅테크로 고객군을 다변화하고 있다.
전 대표는 이를 “2차 밴더에서 1차 밴더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회사는 현대모비스와 국책과제를 수행 중이며, 국내 주요 전기차 충전기 업체에도 파워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인도 첸나이에는 고부가가치 전장 부품 생산을 위한 제2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유동균 ANP 사업부장은 “차세대 파워모듈 생산 확대 시 영업이익률이 2~3배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SL 사업에서도 단순 가격표시 장치를 넘어 매장 관리, 재고 최적화, 다이내믹 가격 반영이 가능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대형 글로벌 유통사와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에선 주문 태블릿 외에도 차량용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 AR 스타트업 에피톤과 협력해 2027년부터 3D AR 기반 헤드업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신규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도 병행 중이다. 상반기 중 1400억원 규모의 자금 유치를 통해 멕시코, 인도 등 생산거점 확대와 신규 성장동력 발굴에 나선다.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자산운용 등이 투자자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전 대표는 지난 19일 주가에 프리미엄을 얹어 약 21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지분을 14.6%에서 17.0%로 확대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경영 승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전 대표는 “지분 상속은 물론 승계 계획도 없다”며 “능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는 향후 주주 환원 정책도 강화할 방침이다. 매년 자사주를 소각하고 올해 5% 배당을 시작으로 배당률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솔루엠의 이번 비전 발표는 AI 전력 수요 급증과 전장 산업 성장세에 올라탄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기존 부품 제조업에서 벗어나 플랫폼 기반의 고부가가치 기업으로의 도약을 예고한 것이란 평가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