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 신경세포 손상 연관

대상포진은 고통스러운 발진과 신경통을 동반하는 흔한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이 바이러스와 관련된 백신이 피부뿐만 아니라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은 대상포진 백신 이 치매 발병 위험을 약 20%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는 어린 시절 수두를 일으킨 뒤 몸속 신경계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될 때 재활성화돼 대상포진을 유발한다.
50세 이상이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서 주로 발생하며, 발진이 사라진 이후에도 수 주 이상 신경통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백신 접종이 대상포진 예방을 넘어 장기적인 인지 기능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이 알려지며 백신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웨일스의 성인 28만여 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접종하지 않은 사람보다 향후 7년간 치매 진단 가능성이 평균 20% 낮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결과는 2024년에 발표된 유사 연구들과도 일치하는 내용으로, 백신이 치매를 완전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발병 시기를 지연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그 배경으로,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뇌와 척수 근처에 잠복해 있다가 재활성화될 경우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 만성 염증이 신경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러한 신경계 염증은 뉴런의 사멸을 유도하며, 장기적으로는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50세 이상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을 통해 대상포진뿐 아니라 장기적인 인지 건강 보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 지중해식 식단 등 건강한 식생활, 혈압·혈당 관리, 지적 활동 유지 등 일상 속 예방 활동도 병행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백신 접종 및 관련 증상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맞춤형 건강관리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