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5쌍 중 1쌍 ‘연상녀 커플’…여성 초혼 연령 사상 최고치 기록

신혼부부 5쌍 중 1쌍은 ‘연상녀-연하남’ 커플로 나타나며, 여성 초혼 연령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4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2만 2천 건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결혼 수요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해석된다.
혼인 건수가 20만 건을 넘어선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며, 증가율 기준으로는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폭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아내와 남편이 모두 초혼인 신혼부부 중 아내가 연상인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전체 초혼 부부 가운데 아내가 남편보다 나이가 많은 경우는 3만 5천600건으로 전체 초혼 부부의 19.9%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처음 작성한 1990년 당시 8.8%였던 것과 비교하면 2.3배 증가한 수치다.
반면 전통적으로 가장 많았던 ‘남편 연상’ 부부 비중은 63.5%(11만 3천400건)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내가 남편보다 10살 이상 많은 경우도 400건에 달해 연령 차이가 큰 연상녀 커플도 적지 않게 확인됐다.
남편과 아내가 동갑인 경우는 전체 초혼 부부 중 2만 9천800건(16.7%)이었다.
이처럼 신혼부부의 연령 조합이 다양해지는 배경에는 고학력과 경제력을 갖춘 여성의 비중 증가, 나이보다 실질적 조건을 우선하는 청년 세대의 인식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초혼 연령의 변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해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33.9세로 전년보다 0.1세 하락했으며, 이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수치다.
여성의 경우 평균 초혼 연령은 31.6세로 같은 기간 0.1세 상승하며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남녀 간 초혼 연령 차이는 갈수록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서로 연령에 덜 얽매이는 혼인 문화의 변화를 반영한다.
조혼인율(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은 전년 대비 0.6건 증가한 4.4건을 기록했다.
시도별로는 대전이 5.6건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세종(4.8건), 경기(4.6건) 순이었다. 반면 부산과 경남은 3.5건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지역별로 전체 혼인 건수는 모든 시도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으며, 외국인과의 혼인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 건수는 2만 1천 건으로, 전년보다 5.3% 늘었다. 다만 전체 혼인 중 외국인과의 혼인 비중은 9.3%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감소했다.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32.1%), 중국(16.7%), 태국(13.7%) 순이었고, 외국인 남편의 국적은 미국(28.8%), 중국(17.6%), 베트남(15.0%)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사회의 혼인 문화가 보다 다양하고 개방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독립적인 삶의 방식이 반영되면서, 기존의 전통적 혼인 관념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혼인 정책과 지원 제도도 시대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