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1만원대 20GB 5G 요금제 출시 경쟁

알뜰폰 사업자들이 정부의 도매대가 인하에 앞서 월 1만원대 20GB 5G 요금제를 선제적으로 출시하며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최근 가입자 감소세로 접어든 알뜰폰 시장이 이번 요금제 경쟁을 통해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스마텔은 최근 5G 스마일플러스 20GB 요금제를 기존 월 2만6400원에서 1만9800원(1만원대)으로 인하했다.
음성통화와 문자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일부 사업자들이 1만원대 요금제를 선보였지만, 스마텔은 통화·문자 사용 제한까지 완전히 없애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스마텔은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으로 취임한 고명수 대표가 이끄는 업체로, 고 대표는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이달이면 1만원대 2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도매대가 인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알뜰폰 가입 회선 수는 949만2407개로, 전월(952만5559개) 대비 3만3151개 줄었다.
지난해 3월 900만 회선을 돌파한 이후 지속 성장해왔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알뜰폰 업계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요금 인하가 시장 점유율 확대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도매대가 인하를 기회로 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발표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종량제(RM) 방식의 데이터 도매대가를 최대 52% 낮췄다. 이에 따라 1MB당 도매대가는 기존 1.29원에서 0.62원으로 인하될 예정이다.
그동안 알뜰폰 사업자들은 10GB대 LTE 요금제를 주력으로 내세웠지만, 이번 도매대가 인하 이후 5G 가입자 확대에 집중할 전망이다.
2023년 기준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9GB이며, 5G 사용자는 27~28GB, LTE 사용자는 6GB 수준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0GB 데이터면 웬만한 이용자는 다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1만원대 20GB 요금제가 나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매대가 인하 조치가 발표된 이후, 알뜰폰 사업자들이 미리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은 향후 소급 적용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정책은 알뜰폰 업체들이 주로 선택한 수익배분(RS) 방식이 아닌 종량제(RM) 방식의 도매대가 인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RS 방식은 이통사의 요금제를 재판매하고 일정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이며, RM 방식은 데이터 사용량만큼 이통사에 도매대가를 지불하고 사업자가 자체 요금제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업체들이 RS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요금제를 설계하는 것이 시장 자생력을 갖추는 길”이라며, 앞으로도 RM 방식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