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월 22일(화)

암세포 칩 기술, 환자 맞춤 항암제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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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연구진 김준영 연구원, 조윤경 교수, 노주영 연구원 (사진 출처-UNIST 제공)

암세포 와 혈관 사이의 상호작용을 실제 인체 환경에 가깝게 정밀하게 모사하고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칩 기술이 개발됐다.

환자 맞춤형 항암제 개발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연구로 평가된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윤경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와 혈관세포 간의 상호작용을 대량으로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미세 유체 칩 ‘ODSEI 칩’을 개발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암세포 는 생존과 성장을 위해 정상세포보다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이 필요한데, 이를 직접 생성하지 못해 주변 혈관세포를 자극해 끌어온다.

이 과정은 암의 전이 및 약물 내성 형성과 깊은 관련이 있어 암-혈관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정밀 치료 전략 수립의 핵심 요소로 간주된다.

연구팀의 ODSEI 칩은 1000개 이상의 종양 스페로이드를 혈관 세포와 함께 배양·분석할 수 있는 장치로, 개방형 구조로 설계돼 원하는 시점에 특정 종양만 회수해 유전자 분석이 가능하다.

이로써 치료 중 암세포가 약물 내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연구에서는 유방암 치료제 타목시펜에 대한 내성 발현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단일 세포 RNA 시퀀싱과 단백질 분석을 통해 IL-8, TIMP-1 등의 바이오마커를 찾아냈으며, 이들 물질이 약물 반응 억제 및 생존 신호 활성화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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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SEI 칩의 개념도 (사진 출처- UNIST 제공)

제1저자인 노주영 학생은 “칩은 특수 코팅된 이중층 다공성막으로 설계돼 개방형 구조를 가지면서도 실제 인체와 유사한 환경을 모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리적 구획은 유지하면서도 신호 분자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상호작용 분석에 최적화됐다.

조윤경 교수는 “종양 미세환경을 정교하게 모사한 조건에서 약물 내성을 효과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이 기술은 환자 맞춤형 치료법 개발을 위한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과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관련 논문은 지난 4월 3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권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으며, 미세유체칩 분야의 핫 토픽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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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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