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확산 본격화…신한·KB국민카드도 도입

애플페이 의 두 번째 물결이 한국 결제 시장을 흔들고 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준비하면서, 국내 카드 결제 방식이 글로벌 표준인 컨택리스(비접촉) 결제로 전환될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애플페이 결제 기능이 포함된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이 유출되면서 출시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페이의 확산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국내 카드 결제 방식이다.
애플페이는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 기반 비접촉 결제 방식을 사용하며, 단말기에 휴대폰을 대기만 하면 즉시 결제가 이루어진다.
반면, 한국에서는 여전히 점원이 카드를 받아 단말기에 꽂아야 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EMV 규격 컨택리스 결제는 이미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카드사 비자(Vis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60여 개국에서 대면 거래의 90% 이상이 컨택리스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한국의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 보급률은 약 10%에 불과해, 현대카드 도입 이후에도 애플페이 결제 비중이 전체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삼성페이도 NFC 결제를 지원하지만, EMV 규격이 아닌 자체 NFC 결제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국내에서 글로벌 표준 단말기 보급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까지 애플페이를 도입하면서 NFC 단말기 확산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 당시 대형 가맹점을 중심으로 NFC 단말기 설치를 지원했다면, 신한·KB국민카드는 보다 광범위한 사용처 확보를 위해 가맹점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도 컨택리스 결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규모 가맹점의 NFC 단말기 교체가 관건이다. 단말기 교체 비용이 15만~20만 원에 달하는 만큼,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애플페이 사용자가 증가하면, 밴(VAN)사들도 NFC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 교체를 적극 유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업계에 따르면, 결제 단말기는 보통 3년 주기로 교체되며, 밴사 영업에 따라 자연스럽게 신형 단말기로 전환되는 구조다.
컨택리스 결제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비자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컨택리스 결제 인지도는 지난해 80.5%로 전년 대비 20%포인트 상승했으며, 실제 사용 경험 비율도 7.9%에서 45%로 증가했다.
애플페이 확산은 더 이상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는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삼성·애플 등 휴대폰 제조사 기반의 일평균 간편결제 건수는 2020년 447만6000건에서 2023년 859만8000건으로 24% 이상 연평균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일평균 1000만 건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 확산은 단순히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한국 결제 시장이 글로벌 표준을 따르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