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퇴소 7개월 후 싸늘한 주검으로…2살 여아 부모 긴급체포

충남 서천에서 2살 여자아이가 어린이집을 퇴소한 후 7개월 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가운데, 자택 베란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이의 부모를 긴급체포하고 사체유기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14일 충남경찰청과 서천군,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13일) 오후 8시 5분경 서천군 서천읍의 한 다가구주택 베란다에서 아이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아이의 시신은 이미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이번 사건은 최근 서천군이 아이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경찰에 공조 요청을 하면서 드러났다.
2023년에 태어난 이 아이는 지난해 7월 서천읍 소재 어린이집을 퇴소한 뒤 다른 어린이집 등에 등원한 기록이 없었고, 이후 7개월간 아무도 아이의 행방을 알지 못한 상태였다.
경찰은 아이가 생전에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을 상대로 퇴소 사유와 당시 부모의 연락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부모가 아이의 실종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와 숨진 아이를 베란다에 방치한 이유 등에 대해 집중 조사 중이다.
현장에서 체포된 아이의 부모는 20대 부부로, 아버지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었으며, 두 사람은 기초수급 대상자로 확인됐다.
경찰은 부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14일) 중으로 부검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만약 부검 결과 아이가 학대를 당했거나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부모의 가혹행위가 있었다면 추가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부모 진술의 신빙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아이의 사망 시점과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이르면 내일(15일) 부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보호자의 관심과 보호를 받지 못한 아이가 결국 극단적인 결과를 맞았다는 점에서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을 퇴소한 후 공식적인 관리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문제도 다시 한번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과거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던 아이가 갑자기 등원하지 않게 되면서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사례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으며, 때때로 이러한 아이들은 비극적인 결과로 발견되곤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집 및 유치원 퇴소 아동에 대한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는 어린이집을 다니다가 퇴소한 아동이 부모의 신고 없이 실종되는 경우, 공공기관에서 즉각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미비하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 퇴소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 및 정기적인 소재 파악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 보호 체계의 허점을 보완하는 제도적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부모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혀낼 방침이며, 수사 결과에 따라 아동학대치사 등의 추가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