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메니에르병 주의보…탈수·기압 변화로 증상 악화 우려

기온과 습도가 급상승하는 여름철은 신체의 항상성 유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특히 내이 질환 중 하나인 메니에르병 환자에게는 더욱 취약한 시기로 작용할 수 있다.
더위로 인한 체내 수분 부족, 전해질 불균형, 급격한 기압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어지럼증, 이명, 청력 저하 등의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메니에르병은 내림프액 이상으로 인해 달팽이관 내부 압력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청각 및 평형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수 분에서 수 시간까지 지속되는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과 함께 이명, 이충만감, 청력 저하 등이 동반된다.
특히 여름에는 폭염과 열대야로 인해 땀 배출이 많아지고, 이로 인한 탈수 상태가 내이의 압력 균형을 깨뜨려 증상이 더 자주 발현될 수 있다.
이한상 세란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장은 “여름철에는 열대야와 탈수, 땀 배출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고 나트륨 수치가 높아져 메니에르병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염분 섭취를 조절하며 무더위를 피하는 것이 메니에르병 관리에 도움이 된다. 필요시에는 이뇨제 복용과 MRI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름철에는 또한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기압이 요동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압 변화는 귀 안의 압력 조절 기능에 영향을 줘, 메니에르병 환자의 어지럼증과 이명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실제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여름철 발작 빈도가 증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메니에르병은 비슷한 증상의 이석증과 혼동되기 쉬우나, 두 질환은 발현 양상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석증은 특정 자세 변화에 따라 갑작스럽게 짧은 어지럼증이 발생하며 청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메니에르병은 자세 변화와 무관하게 증상이 발생하고 회전성 어지럼이 오래 지속되며 청력 저하가 수반된다.
진단은 청력검사와 전정기능검사를 통해 이뤄지며, 뇌병변 감별을 위한 MRI가 시행될 수 있다.
치료는 이뇨제를 기본으로 하며, 저염식을 병행할 경우 내림프압 감소에 효과적이다.
휴가와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수분 섭취와 식이요법, 생활리듬 유지 등을 통해 어지럼증 악화를 사전에 예방하고 질환의 진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