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예약률 97% 돌파…극성수기 앞두고 한 달 앞당긴다

올해 여름휴가는 예년보다 한 달 앞서 시작되는 분위기다.
여행객들이 극성수기 혼잡과 치솟는 가격을 피하기 위해 6월로 휴가 일정을 조정하면서 항공사들의 6월 예약률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은 이미 성수기 수준에 근접한 탑승객 수를 기록하며 조기 휴가 수요
증가의 대표 사례로 주목 받고 있다.
제주항공의 탑승객 분석에 따르면, 2019년 6월 한 달간 항공편을 이용한 탑승객은
약 111만 명으로 같은 해 8월 성수기 탑승객 127만 명에 비해 약 87.7% 수준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일반적인 여행 수요 흐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에는 110만 명이 제주항공을 이용했고, 8월에는 114만 명이 탑승해
두 달의 차이가 불과 3만 명 수준, 96.7%까지 좁혀졌다.
이 같은 흐름은 전통적인 여행 수요 패턴인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도 그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기상청이 발표한 최근 3개월(5~7월) 기온 전망에 따르면, 전월 대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월 64%, 6월 67%, 7월 78%로 전망됐다.
이른 더위가 예상되면서 여행객들은 피서 계획을 앞당기고 있으며, 이에 항공권 조기
예약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러한 수요에 대응해 다양한 할인 혜택과 신규 노선을 마련하고 있다.
오는 27일까지는 동남아 11개 노선을 대상으로 항공권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인천과 부산에서 출발하는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라오스 노선은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를 포함해 편도 기준 총액 10만8500원부터 예약 가능하다.
여기에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인도네시아 발리와 바탐 지역은 평균 기온이 27도 내외로 쾌적한 날씨를 자랑하며, 해당 시기에 열리는 지역 축제와 문화 행사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발리 예술제 등 현지 전통 문화 행사가 성수기보다 여유로운 환경 속에서 펼쳐져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노선 확대와 함께 여름 조기 휴가 수요에 맞춘 할인 전략은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항공사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일정 조정의 유연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실용적인 여행 스케줄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예상보다 이른 무더위로 비교적 한산하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6월
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관련 프로모션과 노선 증편을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어 “고객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준비하는 ‘계획형 MBTI’ 같은 항공사로서,
여름철 여행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가 대표적인 여름휴가 시기로 인식됐지만, 최근 이상기후와 고물가, 혼잡 회피 등의 이유로 여행 일정이 앞당겨지고 있다.
특히 항공 요금과 숙소 요금이 6월 중순까지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실속
있는 여행을 원하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지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빠른 일정 조정과 정보
탐색이 여름휴가 성공의 핵심이 되고 있다.
제주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은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조기 예약 혜택, 다양한 노선 확장, 여행 편의성 개선 등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여름휴가=7월 말~8월 초’라는 공식은 점점 무너지고 있고, 여름휴가의 시작 시점은 이제 더 이상 고정적이지 않다.
여행객 스스로 일정과 예산을 조절해 자신만의 맞춤형 휴가를 설계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