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10개월 만에 공식 석상 복귀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사실상 경영 복귀를 선언했다.
네이버는 24일 이 창업자가 지난 21일 서울대병원과 공동 주최한 ‘디지털·바이오 혁신 포럼 2025’에 참석해 서울대병원 교수진과 디지털 바이오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AI 서울 정상회의 이후 10개월 만이자 올해 첫 공식행보다.
이날 자리에는 이 창업자와 함께 최수연 네이버 대표, 서울대병원 김영태 병원장, 김용진 의생명연구원장 등 양측 주요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 창업자는 포럼에서 특별 강연자로 나서 “네이버는 의료 AI 투자에 진심”이라며, 향후 AI 시대를 선도할 핵심 산업으로 헬스케어 분야를 꼽았다.
그는 “앞으로 펼쳐질 AI 시대에 네이버가 어떻게 살아남을지, 어떤 산업을 끌고 나갈지 고민 끝에 의료 AI가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AI라는 엄청난 물결에 과감하게 올라타야 할 때”라고 밝혔다.
AI 수익화 전략의 방향성을 사실상 헬스케어에 두겠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 서울대병원에 3년간 300억원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 디지털 바이오 도전적 연구지원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번 포럼은 지난 2년간의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디지털 바이오 기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이후 진행된 포럼 세션에서는 AI 기반 의료혁신과 미래의료의 청사진이 공유됐다. 의료용 초거대언어모델(LLM) 개발과 임상 적용 방안, AI 활용 심부전 치료, 통증 없는 로봇내시경 기술 등 첨단 의료 기술이 논의됐다.
네이버에서는 양상환 D2SF 리더와 나군호 헬스케어연구소장이 세션 발표와 좌장을 맡았다.
최수연 대표도 “네이버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만들어왔고 의료 분야에서도 이러한 기술이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며 “네이버와 서울대학교병원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 연구들이 앞으로 더 많은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의료 발전을 이끌어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해진 창업자는 오는 26일 열리는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복귀할 예정이다.
7년 전 경영에서 한발 물러났던 이 창업자가 다시 이사회에 합류하는 것이며, 네이버의 AI 중심 미래 전략에 직접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국민연금도 이 창업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