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한국서 쌀 사간다

일본에서 지난해 여름부터 이어진 쌀값 폭등 여파로, 한국 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산 쌀을 구매해 귀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 SNS에서는 쌀을 들고 귀국했다는 인증 글이 잇따라 올라오며, 한국산 쌀이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식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인 A씨는 최근 X(옛 트위터)에 “일본 쌀이 비싸므로 한국에 여행 온 뒤에 한국 쌀을 사서 돌아가기로 했다”며 한국의 한 마트에서 구매한 백미 4㎏, 현미 5㎏ 사진과 함께 가격을 공개했다.
그는 “한국의 한 도시에서 발견한 쌀 가격이다. ’10㎏에 4000엔(약 3만9900원)’”이라며 “일본 쌀 가격의 절반이다. 다른 식료품 가격은 일본과 거의 비슷하다. 일본 쌀 가격은 비정상적”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구매한 쌀을 인천공항 검역소에 신고하고 오사카로 귀국했다고 밝혔다. “검역 절차를 통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쌀을 운반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후기를 전했다.
그는 “비싼 쌀값으로 인해 최근 해외에서 쌀을 가져가는 일본인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일본 SNS에서는 터무니없이 비싸진 자국 쌀값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인 이용자들은 한국이나 타국에서 쌀을 직접 사서 들여오는 방법, 공항 검역 절차, 무게 제한 등을 구체적으로 공유하고 있으며, 일부는 ‘쌀 직구’ 방식을 고민하는 글도 보인다.
실제로 일본의 쌀 생산량은 지난해 679만t으로 전년 대비 18만t 증가했지만, 유통량은 되레 감소했다.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를 포함한 대형 수매업체들이 사들인 쌀은 2024년 12월 기준 전년 동기보다 20만t 넘게 줄었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가격이 급등한 셈이다.
지난해 여름까지 비교적 안정됐던 쌀값은 이후 20~30% 이상 상승하며 도시를 중심으로 품절 현상까지 빚었다.
여름철 불볕더위로 인한 생산 차질, 지진 이후 사재기 증가, 관광객 유입 확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한국에서 쌀을 일본으로 반입할 경우 10㎏ 이하, 개인 소비 목적일 경우 검역을 거쳐 반입이 가능하다.
관련 안내는 일본 농림수산성 및 각 공항 검역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