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또 간다고?” 엔저 종료에도 식지 않는 일본여행 열풍

일본 여행에 대한 한국인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일본 엔화 강세와 관광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도쿄와 오사카 같은 대도시를 넘어 소도시로의 여행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2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해외관광객 수는 2869만명에 달했으며, 이 중 882만명이 일본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6.7% 증가한 수치로, 일본 방문객 수는 중국(698만명), 대만(604만명), 미국(272만명), 홍콩(268만명) 등 주요 국가를 압도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일본 재방문 여행객 수요 증가와 항공사의 신규 취항이 이러한 성장세에 크게 기여했다.
에어부산은 부산-마쓰야마 노선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9월부터 운항 횟수를 주 3회에서 6회로 확대했으며, 진에어는 국내 항공사 최초로 인천~일본 이시가키지마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이러한 항공편 증가는 일본 소도시 접근성을 높여 여행객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특히 일본 N차 관광객들의 관심이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를 넘어 소도시로 확대되면서, 일본 소도시 여행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일본 소도시를 찾는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 증가했다고 밝혔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도 이번 달 일본 신규 예약 건수 중 약 28%가 소도시 여행으로,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일본 여행에 대한 인기가 지속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일본을 ‘틈날 때 떠날 수 있는’ 가벼운 여행지로 인식하는 경향 때문이다.
여기어때가 앱 이용자 6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으로 떠나고 싶은 시기로 ‘아무 때나’를 선택한 응답자가 18%로 가장 많았다.
이처럼 일본은 계획적인 여행지보다는 언제든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가까운 여행지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여행사들도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며 여행객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모두투어는 4~6월 단 두 달만 경험할 수 있는 ‘일본의 알프스, 알펜루트’ 기획전을 추천했다.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유럽의 알프스에 비견되는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특히 해발 2450m에 위치한 다테야마 무로도 지역에서는 1년에 단 두 달만 개방되는 거대한 설벽 ‘눈의 대계곡’을 볼 수 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대한항공의 인천~오카야마 노선을 이용한 ‘오카야마·오사카 4일’ 상품을 소개했다.
오카야마를 거점으로 히메지성과 오사카, 고베 등 간사이 지역의 주요 도시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구성된 이 상품은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인기가 높다.
특히 히메지성은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 벚꽃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엔화 강세와 일본 정부의 관광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일본 여행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 여름 100엔당 860원대였던 엔화는 최근 950원대로 올랐으며, 일본은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문제 해결을 위해 관광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오사카와 교토는 올해 숙박세를 두 배로 인상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선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본은 짧은 일정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며, 대중교통의 편리함, 다양한 먹거리, 그리고 계절마다 변화하는 풍경 등이 꾸준한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올해 들어 엔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높은 예약률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일본 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소도시 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으며, 봄철 벚꽃 시즌을 앞두고 일본 벚꽃 여행 예약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본 여행은 이제 ‘특별한 날’에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짧은 휴가에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일상 속 여행지’로 자리잡았다.
엔저 효과가 줄어들고 관광세가 인상되는 상황에서도 일본 여행의 열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